김수영展(갤러리 재희)_20260530

//전시 소식//
한국에서 태어나 20여 년간 프랑스 예술의 깊숙한 곳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벼려 온 김수영은 순수미술과 패션, 아날로그적 감수성과 디지털 혁신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어느 하나의 범주로 쉽게 정의되지 않는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의 작업은 동시대 예술이 던지는 질문, 즉 진정성이란 무엇이며 복제와 원본 사이에서 예술은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가를 끊임없이 탐문한다.

현재의 주요 연작 ‘Queen’은 여성적 권위라는 오래된 상징을 오늘의 시선으로 다시 묻는 작업이다. 역사 속 여왕들이 단순한 세습의 산물이 아니라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능동적인 힘이었듯, 김수영이 화면 위에 소환하는 ‘여왕’은 혈통이나 지위가 아닌 고유한 삶의 결로 빚어진 권위를 지닌 존재이다. 역사 속 군주의 초상과 오늘날의 선구자적 여성들을 교차시키며, 과거와 현재 사이의 시각적 대화를 통해 여성의 힘이 어떻게 변모하고 확장되어 왔는지를 탐구한다.

파리8대학에서 예술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화여자대학교 패션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파리 프랑스패션학교(IFM)에서 패션경영학 석사, 소르본1대학에서 디자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LVMH 그룹 KENZO 파리 본사에서 실무를 경험했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단국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패션을 문화 연구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패션의 미학적 형식과 철학적 사유, 사회적 맥락이 만나는 지점을 탐구하며, 이론과 실천을 연결하는 연구자로 활동 중이다.//갤러리 재희//

//작가 노트//
나는 아직 이름 붙일 수 없었던 무언가를 찾아 약 30년 전, 젊은 여자로서 한국을 떠났다.
그것을 찾았다. 천천히, 고통스럽게, 그리고 아름답게. 파리의 거리에서, 프랑스 아르덴 지방의 시골 마을 풍경 속에서, 아프리카 여행지였던 토고의 시장에서, 코트디부아르의 먼지 속에서, 이혼의 침묵 속에서, 아이를 품지 못하는 몸이 안고 살아가는 특별한 아픔 속에서.
그것을 찾게 해준 것은 서아프리카의 거리에서 마주쳤던 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모든 것을 짊어진 채 걷고 있었다. 마른 생선, 물동이, 등에 잠든 아이, 그리고 옆에서 걸음을 맞추는 또 다른 아이까지. 속도를 늦추지도 않고, 주목받기를 바라지도 않으면서. 그럼에도 그녀는 내가 살면서 목격한 가장 완전한 형태의 여왕이었다.
이 전시는 나의 첫 번째 한국 개인전이다. 내가 지금까지 만든 것들 가운데 가장 개인적인 작업을, 내가 시작된 곳으로 가져왔다.
내 그림 속 여왕은 역사적 인물이 아니다. 환상도 아니다. 그녀는 마땅한 것보다 더 많이,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이, 그리고 결코 충분히 감사받지 못한 것보다 더 많이 짊어져 온 모든 여성이다.
그녀는 아프리카인이다. 프랑스인이다. 한국인이다. 그녀는 ‘나 자신’이면서 동시에 ‘나’가 아니다. 그녀는 어떤 한 사람의 삶보다 더 큰 존재다.
나는 그녀를 한지 위에 그렸다. 한국의 전통 종이 위에. 왜냐하면 그녀의 몸 아래에 나의 뿌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서 모아 온 모든 것의 무게를 버텨줄 수 있는, 내 기원의 재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들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짊어짐이다. 나는 답을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가지고 온다. 결론이 아니라 살아남은 여왕을 가지고 온다. 그리고 그녀는 마침내 자신이 처음 태어난 땅 위에 선다.
그녀는 소녀로 떠났다. 여왕이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그녀는 여전히 짊어지고 있다.//김수영//

장소 : 갤러리 재희
일시 : 202. 5. 30 –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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