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이展(갤러리 희)_20260523

//작가 노트//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는 전쟁과 폭력, 혐오와 갈등의 구조 속에서 가장 깊이 상처받는 존재는 언제나 개별적인 존재들이다. 본 작업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상처 입은 개인들이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근원적인 연대의 감각으로 서로를 끌어안을 때 우리의 삶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침묵의 연대’는 피에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고통받는 존재를 말없이 감싸 안는 장면들을 평면 위에 부조적 구조로 재현했다. 이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화면 위로 돌출되고 겹쳐지는 형상들을 통해 타인의 고통에 접촉하려는 감각을 직감적인 물성으로 드러낸다. 여기서 ‘어머니의 마음’은 특정 인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 입은 존재를 조건 없이 품는 태도이자 판단보다 연민과 보호를 먼저 선택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감각을 의미한다.

이번 작업은 닥섬유의 물성을 기반으로 파괴와 상처, 소멸 이후에도 다시 살아나는 생명의 감각을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조형 언어를 부조적 회화의 방식으로 확장하고 설치 작업도 함께 선보인다. 화면의 평면성과 물질적 돌출 사이의 긴장을 통해 상처와 회복의 감각을 동시에 드러낸다. 닥섬유는 화면 위에서 피부처럼 덧입혀지고 중첩되며, 상처의 흔적이자 기억의 층위, 그리고 타인을 감싸는 촉수적 감각으로 작동한다.

작품 속 장면들은 침묵 속에서 품에 안긴 채 머무는 존재들의 형상과 빈 공간을 품는 형상으로 존재한다.

관람자는 이 부조적 화면 앞에서 시각뿐 아니라 촉각을 환기하는 감각적 경험을 통해 폭력의 세계 속에서 무뎌진 정서를 되살리기를 바란다.//재이//

장소 : 갤러리 희
일시 : 2026. 5. 23 – 6. 28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