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이미지를 통해 장소와 사람, 사건과 삶을 접한다. 이미지는 대상을 보여 주고 전달하는 가장 익숙한 방식이 되었다. 그러나 하나의 이미지는 대상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지를 통해 형성된 인상과 정보에 기반하여 어떠한 사람이나 장소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의 삶은 하나의 장면으로 정리되지 않으며 특정한 의미로 고정되지도 않는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기 다른 장소와 대상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들이 바라보는 대상은 저마다 다르며, 작업이 이루어지는 환경과 맥락, 조건 역시 같지 않다. 이들의 작업은 대상을 하나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정리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작가들은 자신이 마주한 장소와 사람, 환경 속에서 작업을 이어 간다. 작품은 대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결과라기보다 그 과정에서 마주한 장면들의 축적에 가깝다. 따라서 작업 속 대상들은 이미 규정된 의미로 제시되지 않는다. 하나의 장소는 단순한 지역적 특성으로 정의되지 않고, 한 사람은 특정한 정체성으로 대표되지 않으며, 공동체와 환경 또한 단일한 의미로 규정되지 않는다.
전시에 참여한 한국과 일본의 작가들은 서로 다른 위치에서 출발하지만, 대상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공통된 지점을 만들어 낸다. 작업은 특정한 의미를 증명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대상과 함께한 시간 속에서 발견한 장면들을 보여 주는 방식이 된다.
‘여기 있는’은 이러한 작업들이 만나는 지점을 보여 준다. ‘여기’는 특정한 장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작가가 실제로 머물렀던 자리이자 작업이 시작된 위치를 가리킨다.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작가가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바라본 대상들로부터 출발한다. 서로 다른 장소와 환경, 사람과 공동체를 다루고 있지만, 작업은 언제나 작가가 존재했던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작업들을 하나의 주제 아래 묶거나 동일한 의미로 읽어 내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출발한 작업들을 함께 놓음으로써 오늘의 삶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살핀다. 작품들은 서로를 설명하지 않는다. 이러한 작품들이 한 공간 안에서 나란히 놓일 때, 관객은 각기 다른 장소와 사람, 환경과 기억이 어떻게 현재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지를 마주하게 된다. ‘여기 있는’은 작가들이 실제로 지나온 자리에서 발견한 장면들을 통해 지금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모습을 함께 바라보는 전시이다.
참여작가 : 강미선, 배원석, 양승우, 이재갑, 카이 케이지로, 미즈시마 다카히로, 아리모토 신야
장소 : 아트스페이스 이신
일시 : 2026. 7. 10 – 7. 25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