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징展(부산 갤러리)_20260905

//전시 소개//
부산 갤러리에서 오는 9월 5일부터 29일까지 집을 소재로 한 작품 20점을 선보이는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작업한 작품 가운데 ‘집’을 주제로 한 연작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작가에게 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온 ‘정착’에 대한 욕망을 상징한다. 유학 시절부터 약 20년 동안 예쁜 집을 보면 그림으로 옮겨왔다는 작가는 시간이 흐른 뒤 돌아보니 정작 자신에게는 정착할 수 있는 집이 없었다고 말한다. 그동안 집을 여러 차례 옮겼고, 작품이 쌓여갈수록 작업실을 옮기는 일 역시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번 연작은 작업실을 이전하던 시기에 시작됐다. 안정적으로 한곳에 머물며 작품에 몰입하고 싶은 마음이 ‘허공에 떠 있는 집’이라는 이미지로 구체화됐다. 작가는 이를 ‘부유가(浮遊家)’라는 이름으로 표현한다. ‘부유가’는 말 그대로 ‘떠 있는 집’이라는 뜻으로, 아직 어디에도 완전히 정착하지 못한 자신의 삶을 은유한다.

작품의 재료 역시 작가의 오랜 조각 작업과 연결된다. 30년 넘게 철을 다뤄온 작가는 철 작업에서 파생된 철 가루를 이용해 녹물을 만들고, 이를 다시 페인팅과 드로잉의 재료로 사용한다. 단순히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랫동안 이어온 철 작업의 흔적을 회화적 언어로 확장한 것이다.
화면 속 집들은 온전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지 않다. 이지러지거나 추상화된 집들이 등장하고, 대부분의 집은 땅에 닿지 않은 채 허공에 떠 있다. 이는 아직 정착할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을 드러내는 동시에 언젠가는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기를 바라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담고 있다.
작가는 “정착하지 못하는 삶”이라는 작가 노트를 통해 자신의 작업을 설명한다. “나의 의지는 충만하고 진중하며 오래되었다. 그러나 그런 의지를 펼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물리적인 공간이 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정착할 공간을 찾아 부유하는 집의 모습과 함께, 오랜 시간 철을 다뤄온 작가의 작업 세계가 녹물이라는 새로운 물성을 통해 어떻게 회화와 드로잉으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떠 있는 집은 불안정한 현실의 모습이면서 동시에 언젠가 땅에 내려앉을 미래를 향한 희망의 형상이기도 하다.

장소 : 부산 갤러리
일시 : 2026. 9. 5 –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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