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otionⅡ展(레오앤 갤러리)_20261001

//전시 소개//
가을은 가장 선명한 계절이면서도 가장 깊은 여운을 남기는 계절이다.
짙어지는 색과 길어지는 그림자, 서서히 내려앉는 빛 속에서 우리는 지나온 시간을 바라보고,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조용히 기다린다. 그래서 가을의 감성은 화려함보다는 깊이에 가깝고, 뜨거운 열정보다는 오래 머무는 여운에 가깝다.
‘emotionⅡ’ 전시는 서로 다른 시선과 조형 언어를 가진 두 작가, 이레와 이민이 각자의 방식으로 길어 올린 감정의 풍경을 한자리에 펼쳐 보이게 된다.
두 작가의 작품은 서로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이레의 작업이 감정을 보다 섬세하고 내밀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화면 안에 정서의 깊이를 쌓아간다면, 이민의 작업은 보다 자유로운 조형적 움직임과 감각을 통해 감정의 순간을 드러낸다. 한쪽이 감정의 ‘깊이와 잔상’에 가까이 다가간다면, 다른 한쪽은 감정의 ‘움직임과 울림’을 화면 위에 펼쳐 놓는 셈이다.
그러나 이 차이는 서로를 갈라놓기보다 오히려 두 작가의 작품을 하나의 전시 안에서 더욱 풍성하게 연결한다. 이레의 화면에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결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대상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대상에 스며든 시간과 기억, 그리고 개인적인 감정의 흔적을 화면 속에 머물게 한다. 그의 작품 앞에서는 무엇인가를 ‘보았다’는 감각보다, 무엇인가를 ‘느꼈다’는 감각이 먼저 다가온다. 절제된 화면 안에서 감정은 크게 외치지 않지만, 오히려 그 침묵 때문에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반면 이민의 작업에서는 감정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색과 형태, 화면의 리듬은 하나의 고정된 감정에 머물기보다 서로 부딪히고 번져 나가며 보는 이의 감각을 자극한다. 이민에게 화면은 감정을 담아 두는 공간인 동시에 감정이 생성되고 변화하는 장소이다. 따라서 작품을 바라보는 순간마다 다른 표정과 온도를 경험하게 한다.
이처럼 두 작가의 작업은 ‘감정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레가 마음속에 오래 축적된 감정을 하나의 정서적 풍경으로 보여준다면, 이민은 순간순간 변화하는 감정의 움직임을 조형적인 언어로 풀어낸다. 하나가 고요한 내면의 풍경이라면, 다른 하나는 그 풍경을 흔드는 바람과도 같다.
가을의 풍경이 아름다운 이유는 단순히 색이 아름답기 때문만은 아니다. 푸르름이 지나고, 붉고 노란 색이 깊어지고, 결국 낙엽으로 돌아가는 그 과정 속에 ‘변화’와 ‘소멸’,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암시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두 작가의 작품 역시 이러한 시간의 감각을 품고 있다.
감정 또한 계절과 닮아 있다.
기쁨은 언제나 같은 색으로 머물지 않고,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빛으로 변한다. 사랑과 그리움, 설렘과 쓸쓸함 역시 한순간의 감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억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는다.
‘emotionⅡ’는 바로 그 변화하는 감정의 순간을 바라보는 전시이다.
두 작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내면을 화면에 옮겨 놓지만, 그 화면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에서는 뜻밖의 공명이 일어난다. 작가의 감정은 작품을 통해 관람자의 기억과 경험을 만나고, 그때 비로소 또 하나의 감정으로 다시 태어난다. 어쩌면 좋은 작품이란 정답을 말해 주는 작품이 아니라, 보는 이의 마음속에 질문과 여운을 남기는 작품인지도 모른다.
이 가을,
이레의 고요한 감성과 이민의 감각적인 울림이 한 공간에서 만나 서로 다른 두 개의 감정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두 작가의 작품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우리는 알게 된다.
가을이 자연의 색을 바꾸는 계절이라면,
예술은 우리의 마음의 색을 바꾸는 시간이라는 것을.

“이레의 깊이와 이민의 울림, 두 감성이 가을을 물들이다.”

가을은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게 하는 계절입니다.
빛은 조금 더 깊어지고, 색은 조금 더 짙어지며, 바람에는 지나온 시간의 여운이 머뭅니다.
이레 작가의 깊고 섬세한 감성이 마음의 안쪽을 향한다면,
이민 작가의 자유롭고 감각적인 표현은 감정의 결을 바깥으로 확장합니다.
서로 다른 두 시선이지만, 그 끝에서 만나는 것은 결국 우리 안에 머무는 감정과 기억입니다.
두 작가의 작품이 한 공간에서 만나 만들어 내는 서로 다른 색과 온도, 그리고 그 사이의 여백을 천천히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가을이 아름다운 것은 피어나는 순간보다 저물어 가는 시간 속에서 더 깊은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이번 전시가 여러분의 마음속에 잠시 잊고 있던 감정을 깨우고, 작품과 마주하는 동안 자신만의 가을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레오앤 갤러리//

장소 : 레오앤 갤러리
일시 : 2026. 10. 01 –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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