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혜展(갤러리 재희)_20260926

//전시 소개//
하지혜 작가의 개인전 ‘공명의 정원(Resonant Garden)’이 인간과 자연, 생명과 환경이 함께 호흡하는 공존의 풍경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하지혜 작가의 작업이 회화의 화면을 넘어 새로운 매체와 공간, 감각의 층위로 확장되는 과정에 주목한다. 작가는 자연의 움직임과 인간의 호흡이 만나고, 서로 다른 존재들의 리듬이 교차하는 공간을 통해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를 되묻는다. 각자의 자리와 속도를 지닌 존재들이 서로 기대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세계를 이루듯, 전시장 역시 인간과 자연, 생명과 환경이 관계를 맺는 하나의 정원으로 구성된다.

전시장 곳곳에는 푸른색과 녹색을 중심으로 한 회화 작품들이 펼쳐진다. 화면 위에 번지는 물성과 색채는 이끼, 풀잎, 바람의 흔적처럼 자연의 미세한 움직임을 연상시킨다. 추상적 풍경 속에서 생명은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흐름으로 나타난다. 작품들은 서로 다른 크기와 배열로 배치되어 하나의 풍경을 이루며, 관람객의 시선과 발걸음에 따라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의 중요한 지점은 실제 식물을 전시장 안으로 들여온 설치 작업이다. 처음에는 빛과 생명력을 품고 있던 풀들이 시간이 흐르며 수축하고 마르는 과정까지 작품의 일부로 제시된다. 이는 자연을 장식적인 대상으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생명이 지닌 시간과 변화, 소멸의 과정까지 함께 바라보게 한다. 살아 있는 식물과 회화, 마른 풀의 흔적이 한 공간 안에서 공존하며 자연의 순환과 존재의 유한성을 조용히 드러낸다.
작가는 전시장 곳곳에 단어와 감각의 요소를 숨겨 관람객이 직접 발견하도록 했다. 향기와 일상의 소리 또한 전시의 일부로 연출되어, 관람객은 작품을 눈으로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걷고, 듣고, 맡으며 ‘공명의 정원’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주변의 작고 하찮게 여겨지는 풀과 식물에도 관심을 기울여 보기를 권한다. 가을의 들녘에서 피어나는 풀씨처럼 자연은 말없이 우리에게 영감과 위로를 건넨다. ‘공명의 정원’은 그 조용한 에너지를 마주하고, 함께 살아가는 세계의 의미를 천천히 되새기는 전시다.

장소 : 갤러리 재희
일시 : 2026. 09. 26 –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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