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현展(심스 갤러리)_20261016

//작가 노트//
우리들 삶에는 수많은 흔적과 기억이 머물러 있다. 한때 곁에 있었거나 누군가의 손에 머물렀던 물건, 꽃향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도 기억 속에 오래 머문다. 나에게 정물화는 이러한 삶의 흔적을 화면으로 옮겨놓는 일이다. 단지 사물의 아름다움을 재현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 안에 깃든 시간과 기억을 바라보며 내면의 사유와 정서를 끌어내고자 한다.

그것은 꽃 향기일수도, 그 사물과 함께한 누군가의 체취일수도, 기억 저편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숨소리 일수도 있다. 나는 색과 구성, 그리고 사물과 사물 사이의 관계를 통해 그것들을 이곳에 존재하게 할 하나의 대상이 전하는 메시지, 사유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무의인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보다 화면 안에 머무는 여백과 침묵 속에서 각자의 기억이 스스로 말을 걸기를 바란다.

작업 속 Blue는 나를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다. 차갑고 고요하면서도 그 깊이 안에 따뜻함을 품고 있는 블루는, 최근 나의 작업에서 중요한 오브제로 자리한 청화백자를 통해 더욱 깊은 색채의 공간으로 나를 이끈다. 푸른 문양과 백색의 여백, 그리고 그 안에 축적된 시간은 현실의 한 장면을 넘어 또 다른 시공간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된다.

나의 작업 속 오브제들은 때로 단순한 정물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이 된다. 꽃과 도자기, 사물의 형태 자체가 그림의 주인공이 아니라 그 사이에 흐르는 공기와 시간, 기억의 결,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며 일어나는 사유가 화면의 중심에 놓여 있다.

고요하고 절제된 구성, 정적인 화면 속에 머무는 미세한 울림,
그 울림이 관람자의 기억과 만나 각자의 “삶의 향기”로 완성되기를 기대한다.//이태현//

장소 : 심스 갤러리
일시 : 2026. 10. 16 – 11. 15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