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레회동展(갤러리 마레)_20150908

갤러리 마레에서는 7명의 개성 있는 작가들이 참여하는 ‘마레회동展’을 개최하고 있다. 김은기, 김현숙, 노춘석, 이사벨라, 정인식, 최옥영, 최행숙 작가가 그 주인공들인데, 이들은 7인 그룹전 형식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전국 각지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이 이번 뜻 깊은 전시를 위해 부산 갤러리 마레에 모였다.

전시 오픈 며칠을 앞두고 갤러리 마레를 찾았다. 현장에는 노춘석, 김은기, 최옥영 작가가 디스플레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여러 작가의 작품들을 전시 하려면 이런저런 고민들이 필요하다. 작가․작품별 위치와 전체적인 구성을 매끄럽게 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많은 전시회를 치른 작가들이라서 그런지 작품이 도착하면 일사천리로 디스플레이가 진행됐다. 작품과 포장용 에어캡들로 어수선하던 전시장이 순식간에 정리가 된 덕분에 이후 순조롭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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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 대해 노춘석 작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2천 년대를 넘어서면서 각종 공모전들이 속속 등장하고 상업적인 아트페어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때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던 그룹전의 위상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이번 7명의 작가들은 자신들과 목소리가 다른 작가들과 어울려졌을 때 또 어떠한 느낌으로 다가올까를 가늠해보는 그룹전으로 진행하게 됐습니다. 지연, 학연, 연령을 불문하고 모인 일곱 작가들의 작품은 평면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외형은 모두 다른 스타일이지만 미학적, 철학적 또는 정신적으로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에 비유하면 하나의 협주곡입니다. 작품을 감상하는 관객들이 다양함 속에 빛나는 하나의 개체성을 맛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생명의 영원성에 대한 다양한 시리즈 작업을 한 노춘석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신비한 분위기의 나체 여인을 통해 묘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였고,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 동백꽃 작품에서는 매서운 추위를 이겨낸 힘의 원천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 일필회화라는 수식어가 붙은 최행숙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큰 붓으로 단숨에 그린 작품들을 출품했다. 하지만 작가는 이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여러 차례 캔버스 위를 뒹굴어야 하는 노동을 몸소 겪어야 했을 것이다. 작가는 ‘매번 전쟁을 치르는 심정’으로 작업에 임한다고 한다.

올 해 초 뉴욕의 스콥뉴욕아트페어에 참여한 김은기 작가는 실을 붙이고 채색하는 작품을 선보였고, 뉴욕 SVA Fine Art에서 공부한 최옥영 작가는 힘을 상징하는 말과 꽃을 같은 화면에 넣음으로서 ‘서정적인 말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곧 피어날 꽃봉오리와 만개한 꽃, 그 옆에는 발부터 사라져 가는 말의 모습에서 인간의 삶 또는 생을 느끼게 한다.

갤러리 마레 사윤주 대표는 “예술의 역사는 아웃사이더들의 역사다라는 명제가 증명된 바는 없습니다. 일련의 작가들은 유명세나 판매실적 면에서는 아직 화단에서 주류라고 할 수 없는 처지이기에 아웃사이더라고 통칭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진행형의 예술 현장에서 유물이나 유작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작가가, 갓 구워낸 빵처럼 향긋한 작품들로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한다.

9월로 접어드니 여기저기서 전시소식이 들려온다. 뼈를 깎는 노력의 결실들을 조심스럽게 세상에 드러내고 있는 작가 모두에게 응원을 보낸다. 더불어 갤러리 마레에서 진행하는 이번 그룹전은 각 개성 있는 작품들의 조합이 또 다른 감동을 전해주리라 믿는다. 가을 초입에 꼭 빠지지 말고 봤으면 하는 전시다. 전시는 9월 15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갤러리 마레
– 일시 : 2015. 9. 8 –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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