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의미展(에스플러스 갤러리)_20160105

//기획의도//
에스플러스갤러리에서는 신년을 맞아 일상이 주는 의미와 가치를 그려내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으로 전시를 기획하였습니다.
일러스트와 파인아트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아트웍을 선보이고 있는 김참새 작가는 일상 속에서 떠오르는 순간순간의 감정을 스케치 없이 즉흥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간략하면서도 감각적인 김참새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과 소소한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양은혜 작가는 불안정하고 허무한 시대에 열정과 의욕을 잃고 살아가는 무기력한 젊은 세대의 모습을 위트 있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합니다.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작가 자신과 주변인들의 모습을 통해 시대의 한 측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충석 작가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상처받아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현대인의 이미지를 과감하면서도 개성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주변을 경계하면서도 소통을 갈망하는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나는 작품들입니다.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 혹은 현대인들이 소통의 부재를 극복하는 모습을 친근하게 그려내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예술을 쉽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에스플러스 갤러리)

웹이미지

Ⅰ. 김참새 페이퍼 매거진 인터뷰 중에서

소녀적인 취향과는 거리가 있고 카프카와 브르통을 애정 한다는 김참새 작가는 순간의 감정들을 주제로 그림을 그린다. 일부러 스케치는 하지 않는다. 그때그때 떠오르는 감정들을 손으로 바로 옮긴다. 스케치를 하거나 어떻게 그림을 그릴까 고민하는 와중에 처음에 떠올랐던 감정들이 쏜살같이 흩어 질까봐 염려되기 때문이다. 김작가의 활동반경은 일러스트, 앨범아트웍 아트디렉터 까지 한 장르에만 국한되어있지 않다. 그녀는 스스로 그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다방면의 활동을 하게된 배경을 아마 대학에서 받은 교육 때문 일거라고 설명했다. 김참새 작가는 프랑스 국립 미대의 아트과에서 비이도 아트부터 페인팅까지 장르의 경계 없이 자유롭게 예술을 배웠다. 음악 없이는 그림을 그릴 수 없을 정도로 음악을 애정한다는 김작가가 뮤지션들과 협엽하는 일이 잦은건 자연스러운 결과 일 것이다. 그녀가 지닌 독보적인 예술적 취향만큼이나 지금보다 더욱 자기색깔이 확실한 김참새 만의 결과물이 폭죽처럼 터져나오길 기대한다.

Ⅱ. 양은혜 작가노트

어느 날 문득 나 자신에 대해 돌아봤을 때 나는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뚜렷한 삶의 기준을 갖지 못하고 남이 하는 대로 남들이 좋다는 것에 휘둘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사회가 바라는 대로 살아가다보면 행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른이 되어가면서 느끼는 불안함과 혼란스러움은 허무함으로 이어졌다. 어느 순간 자신의 삶의 목표는 흐릿해지고 무엇이 진정한 행복이고 삶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은 작업을 통해 표현되었다.
어른이 되기에 아직 미성숙한 자아와 사회적 역할과의 관계에서 오는 압박은 현실을 벗어나 유아적 감성을 자극하며 키덜트적 성향을 가진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나로 대변되는 작품의 캐릭터들은 반쯤감긴 눈과 하나로 이어진 코와 입, 턱은 무심한 표정을 연출한다. 그것은 의지와 열정을 잃고 사는 젊은 세대에 대한 고민과 불안을 담아내고 있다. 그들의 몸에서는 에너지가 넘쳐나지만 그것은 정신적인 무관심으로 간단히 제압된다.
이러한 고민은 유머와 장난스러운 표현 방법을 통해 희석되기도 부각되기도 한다. 나는 인간의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유희하는 것으로 보았다. 유희는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동시에 심미적 자유로움을 주며 그것
은 예술가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하고 사고의 확장을 야기 한다. 예술에 대한 두려움과 어려움을 호소했던 나는 유희하며 즐기는 태도로 예술을 대하기 시작했으며 강한 내적 욕구를 자유롭게 표현함으로써 거창한 담론을 가진 예술이 아닌 자신의 솔직함을 작품에 표출 하게 되었다. 그 결과로 작품들은 심각하거나 어두운 것이 아닌 우스꽝스럽거나 유머러스하게 표현된다.
유아적이고 다양한 색은 가볍고 유치한 감성을 드러내며 그것은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켜 놀이의 개념이 된다. 사실적 표현의 색보다 자유롭고 경쾌한 배색은 밝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주며 무기력해 보이는 작품 속 인물들의 나태함을 더 부각 시키게 된다.

Ⅲ. 한충석 작가노트

(episode1 – 방어본능)
누구든지 관계에 대한 감투를 쓴다. 나 자신은 방어태세라 이야기하며 나를 방어하는 또 하나의 수단을 만들지만 그것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공격태세가 될 수 있고 방어적 침묵을 이용해 곤란한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다. 그것은 타자에 의한 자아, 혹은 자아에 의한 타자처럼 스스로의 기준이 절대적이거나 상대적일 때 달라지는 관계에 대한 자기성찰이다. 생각해보면 정답이 없는 것이지만 그런 모호한 관계에 의해 상처받고 불안해 하며 각자의 방어태세를 구축해 나간다. 하지만 이 작업의 근본적인 이유는 그런 사고함을 통해 자신의 내적인 문제들을 인식하고 치유해나가는 것이다.

(episode2 – 고립과 소통 사이)
사람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항상 방어를 한다. 특히 관계에 있어 들숙날숙 한 사고를 가지는 것은 자신에게 가장 효율적이고 합당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지키기 위한 신념 때문일 것이다. 방어본능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지켜나가기 위한 생존본능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누가 누구를 비판하고 또 그에 대해 이해하려해도 결국 다른 입장이 되고 양분되어지는 경향은 각자의 개성이 뚜렷해서가 아니라, 과거로부터 이어진 자신의 결점을 은폐하기 위한 ‘방어 본능’때문일 것이다.
한 개인이 사회적으로 변성하여 어딘가에 소속이 된다면, 힘을 얻고 더 강한 힘을 휘두를 수 있는 여건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권력을 얻고자 하는 것 이전에 소속감에 따른 자신의 생존방어본능이 작용한 것일테다.
이번 작업은 조직화되고 거대화 되어진 현대사회의 구조 속에서 적당한 소속감을 유지한 채 살아가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야기이다. 그들은 사회로부터의 소외계층이 아니라 스스로의 방어본능으로 인해 고립을 자처한 사람들이다.
깊은 인간관계를 꺼려하는 사람들은 늘 자기를 감추고 상대방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방어본능이 있다. 그러면 피차 서로 간섭할 일도 없고 부딪칠 일도 없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상대방으로부터 상처를 받을 일도 없다. 인간관계 초기부터 상대방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기를 방어하려는 사람들의 심리를 일컬어 ‘고슴도치 딜레마’라고 한다.
이런 성향의 인간 심리를 회화로 표현한 나는 말하고 싶다. 우리는 너무도 쉽게 ‘소통’을 이야기 하지만 정작 소통을 위해 우리는 어떤가를 되묻고 싶다. 스스로 자기방어를 한다는 것. 입으로는 소통을 부르짖지만 몸은 거리감을 두고 있다는 얘기다.
소통을 막는 벽, 결국, 우리 안에 있다.
나의 작품제작과정은 수용성을 다루는 재료를 사용한다. 밑작업은 한국화의 밑 작업인 배접과 중첩으로 색의 깊이감을 낸다. 우선 판넬과 광목천을 배접한 후 아교와 명반을 중탕하고 여러 번 칠하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여 색의 발색과 향후 천의 부식을 방지한다. 그리고 색상의 안료를 파악하여 서로 잘 섞이지 않는 색들로 중첩을 하여 여러 번 겹칠하면 내 작업의 밑 작업이 완성된다. 그 위에 내가 그리고자 하는 이미지는 아크릴을 주재료로 사용하되 작업내용에 따라 흑연, 금분 등을 사용한다.

– 장소 : 에스플러스 갤러리
– 일시 : 2016. 1. 5 –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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