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영展(갤러리 마레)_20160901

홍병학(운보미술관 관장, 충북대 미술과 명예교수)

에밀리영은 “Trans Liquid Project에 등장하는 풍경은 세상의 한 구석이 아닌, 정신에 의해 창조된 가상의 자연이다. 자연을 실재에서 떼어내고 이에 새로운 형식을 부여함으로써 가상의 세계로 옮겨놓은 것이다. 자연의 사실적 재현이 아니라 주관적 관념 속에서 재창조된 자연을 묘사하고 있다.”라고 본인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연하자면, 자연은 비로소 멈추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사색을 유도하는 것으로 자연의 배경이 되는 공간과 작가의 의도된 내면의 주관적 표현의식이 만남으로써 생기는 재구성된 자연은 공간에 대한 새로운 지각을 구축한다. 공간의 경계가 소멸되고 현실과 환영이 융합된 듯한 가상의 이미지는 공간에서 느껴지는 순간의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경험들을 화면에 옮기려고 한 결과로 이는 작가의 주관적 자연관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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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에서 피어난 꽃은 자연을 상징하는 코드로 바쁜 일상 속에서 삶의 여유를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안식과 자유로움을 꿈꿀 수 있는 공간이며, 모든 생명을 잉태하고 치유하는 모태의 원형적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추상적이면서도 꽃의 형상이 원형질 같은 유동적인 형상들로 반복적 배열로 군집을 이루고 있어 얼핏 추상적 형상으로 보여 초현실적인 세상 어딘가를 상상하게 한다. 보통 우리가 근원적인 세계 또는 태초의 세상이라고 말할 때 상상할 수 있는 이미지와 같다고나 할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을 배경으로 물고기, 나비가 날고 있거나 유영하고 있는 모습은 작가의 주관적 심리를 나타내며 생명과 에너지 혹은 기운을 상징하는데, 이는 현실 속 자연이 아닌 작가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심리적 공간으로 자연과 함께 했던 인간의 유구한 시간을 함축하는 동시에 눈으로는 다 포착할 수 없는 무위자연의 본질적인 이미지와 영혼에 다가가고자 하는 작가적 의지의 반영이기도 하다.

안료의 파장으로 인한 꽃의 중첩과 물결은 생명의 율동이요 영원한 자연의 순환으로 비춰지며, 미세한 파장과 떨림은 자유롭고 즉흥적인 움직임을 통해 화면의 자율성과 생명력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는 실재하는 세계이자 비실재하는 세계, 그것이야말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유토피아의 이미지와도 닮아있다. 또한 작은 붓에 의해 찍혀지는 무수한 터치들은 다름 아닌 삶의 양태들의 상징으로 볼 수 있으며, 부유하는 삼라만상의 부딪힘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 삶의 흔적들은 한 점 물감으로 환원되어 화면을 아름답게 채색하기에 이른다.

특히 자연으로 대변되는 꽃의 이미지는 순환과 생성의 의미를 갖는 기하학적 요소로 인식하고, 꽃은 생명체를 잉태하고 담아내는 일종의 모태로 위치하고 있다. 꽃이란 그 자체로 완벽함과 영원함 그리고 순환하는 시간이란 개념을 지니고 있기에 자연에서 온갖 생명체들이 번성한다는 메시지를 대변한다. 궁극적으로는 면과 면이 맞닿거나 쌓인 형상과 공간의 다각적 연결과 열린 상태로 도달하기 위해 작가는 자아 성찰적이고도 반복된 과정을 통해 그만의 새로운 흐름과 차원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므로 “Trans Liquid Project” 시리즈는 매우 감각적인 트렌드를 반영한 조형성을 간직하고 있는 회화의 결처럼 만들어진 시간이 함축된 자연의 여러 모습을 반영하고 있음이다.

<약 력>

학력
영국 브라이튼대학교 미술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서어서문학과 졸업

개인전
2016. MIND PALACE. 초대전. 마레갤러리 (부산)
2015. TRANS LIQUID PROJECT. 초대전. 이생문화재단 (서울)
2014. TRANS LIQUID PROJECT. 초대전. 이상숙갤러리 (대구)
2014. TRANS LIQUID PROJECT. 초대전. 헬리오아트스페이스 (서울)
2013. EMILY TAKES PORTRAITS. 초대전. 요나루키 갤러리 (파주 헤이리)
2013. EMILY TAKES PORTRAITS. 초대전. 더케이갤러리(서울)
2012. EMILY TAKES PORTRAITS. 초대전. 이레갤러리 (파주 헤이리)
2012. EMILY TAKES PORTRAITS. 초대전. 고도갤러리 (서울)
2011. PATIO II. 초대전. AM Gallery (영국 브라이튼)
2010. PATIO I. 초대전. AM Gallery (영국 브라이튼)

2인전
2014. 고근호 & 에밀리영 2인전. 카이노스 갤러리 (서울)
2014. Mitali Shah & Emily Young 2인전. Lalit Kala Gallery (인도 첸나이)

주요 그룹전 및 아트페어
춘추회 정기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2015) / 한국현대미술전. 효고현립미술관 (일본 고베. 2014) / INNERSCAPE. Marco Polo Hotel (홍콩. 2014) / 한일작가교류전. 조선일보미술관 (서울. 2013) / 영국 콜라주아트전. 원화랑 (서울. 2013) / MIND THE GAP. 이듬갤러리 (부산. 2013) / 동행. 교토시립미술관 (일본 교토. 2012) / PHOTO FRINGE. AM Gallery (영국 브라이튼. 2011) / UKX10. 롯데갤러리 (서울. 2010) / PHOTO MONTH. Host Gallery (영국 런던. 2010) 등 다수 국내외 그룹전 참여 KIAF (서울 COEX), SOAF (서울 COEX), 부산아트쇼 (부산 BEXCO), BAMA (부산 BEXCO), 이베로아메리칸 아트페어 (서울 예술의 전당), 대구아트페어 (대구 EXCO), World ART DUBAI (두바이 세계무역센터),
AHAF 아시아호텔아트페어 등 다수의 국내외 아트페어 참여.

– 장소 : 갤러리 마레
– 일시 : 2016. 9. 1 – 9. 3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