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빈 사진展(갤러리영광)_120409

갤러리영광은 사진전을 꽤 많이 하는 편이다. 영광도서 김윤환 사장은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고 부인도 사진을 전공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그래서 영광도서는 문화예술 행사를 많이 개최하는데 기업과 시민이 서로 신뢰와 애정을 가지는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지난 주말 갤러리영광에서 단체사진전이 개최됐다. ‘빈빈’이라는 이 단체는 이번이 첫 번째 전시회이다. 어느 모임이든 시작 단계가 있을 것이다. 이번에 첫 단추를 끼우는 빈빈이 앞으로 오랫동안 서로 교류하면서 수준 높은 작품들을 선보이길 바란다. 첫 전시회의 주제는 ‘The Memories… busan’이다. 부산사람들 중 연배가 중년이상 되시는 분들이 보면 아련한 추억을 상기시켜 주는 작품들이다. 작품 속 동네 풍경들이 낯익다.

마을과 공동묘지가 공존하는 문현동 벽화마을, 도심 속 80년대 풍경을 유지하고 있는 범일동 매축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중앙시장, 물이 많은 동네 물만골… 이곳은 물 뿐만 아니라 가난도 많은 동네다. 범일동 매축마을과 진시장을 연결 해 주는 굴다리, 오리고기집으로 유명한 안창마을… 현재의 부산과는 동떨어져 보일지 모르지만 어느 듯 나이를 훌쩍 먹은 필자에겐 어릴 적 동네 같아 정겹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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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문화계에선 사라져 가는 골목을 보존하자는 목소리가 있었다. 좁은 골목은 불편하기도 하고 차가 다니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골목은 그 동네를 터전으로 오랫동안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정서적 안식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고향이라는 느낌을 준다. 도심 속 빌딩과 아파트에 익숙한 도시인들은 이런 골목의 느낌을 정서적으로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래서 도시인들이 정서가 조금씩 메말라가고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시골의 폐교를 없애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타지에서 가끔 고향을 찾는 사람들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그들에겐 동네 학교가 고향이고 추억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는데 어릴 적 다니던 학교가 없어졌다면 그 얼마나 황망하겠는가? 사진단체 빈빈은 이번 전시에서 이런 고향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작품들을 선보였으며 관객들도 되레 고마움을 느끼는 전시회이다.
– 장소 : 갤러리영광(서면)
– 일시 : 2012. 4. 9 – 4. 15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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