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미展(달리미술관)_20211025

//작가 노트//

  • 청산별곡
    “살어리랏다 살어리랏다 靑山에 살어리랏다.”
    가끔은 이 고려가요의 가사처럼 靑山에 살고 싶어질 때가 있다 – 머루랑 다래랑 먹고 靑山에 살고 싶어지는 것이다. 아마도 지금 머무는 곳이 탁 하고 복잡하다 느껴질수록 그러하다. 작위(作爲)스런 속세를 벗어나 靑山에서 자연처럼 그렇게 살고 싶은 것이다. ‘靑山別曲’은 나무결을 살려 자연스럽게 눈 내린 겨울 산의 정서를 표현한 ‘雪景’의 후속작품으로 4계절 연작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가능한 작위적인 작업을 최소화하였지만, 한 여름 靑山의 깊고 진지한 느낌을 표현하였다.
  • 길상화
    전통 민화 길상화(吉祥畵)는 인간의 원초적 욕구와 현실적 기대를 길상 상징물에 의탁해서 그린 그림이다. 그 대상이 되는 것은 화조(花鳥)·동물·식물·어해(魚蟹), 그리고 서책·문구·기물·신선 등이다. 특히 화조, 동물화의 경우 대부분 한 쌍을 그리는데, 이것은 음양 조화를 길상의 기본 조건으로 보는 동양인들의 전통적 길상 관념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작품 吉祥花(길상화, auspicious flowers)는 한자 ‘吉’을 밑그림으로, 커다란 꽃(花)을 중앙에 배치함으로써 ‘吉’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작품이다. 특히 여러 꽃 중에서 사군자를 대표하며, 모란, 작약과 더불어 3가품(佳品)으로 불리는 기품 있고 아름다운 국화를 택했다. 국화의 대표적 꽃말은 고결, 청순, 성실, 감사, 사랑, 평화, 지혜, 절개 등인데, 그 중에서 길상의 빛을 띠는 붉은색 국화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상징하며 두 개의 붉은 국화를 나란히 하여 사랑과 길상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 호박
    다 죽은 듯 땅속에 묻혔던 호박뿌리가 겨울을 건너고, 새 봄이 오면 줄기가 솟아나고, 다시 여름날의 비바람을 견뎌 내다보면 호박꽃이 피고, 늙은 호박이 열려갑니다. 늙은 호박은 그렇게 겨울을 견디고 여름을 넘어서 더욱 단단해지고 아름다워 집니다. 지금 우리의 시련도 다 지나고 나면 우리를 한층 더 단단하고 성숙하게 만드리라 희망을 가지며, 화면 가득 탐스럽고 넉넉해 보이는 열매를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미 겨울을 건너 여름을 지내온 늙은 호박처럼 곧 우리도 단단하고 건강한 열매가 되어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임선미//

장소 : 달리미술관
일시 : 2021. 10. 25 –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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