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작가노트//
작품에 보여지는 찐한 노랑선은 그야말로 세상을 찐하게 살은 인물들의 상징적 표현이다. 가시성과 심리적 경각심을 높여주는 이 색은 인류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들의 표상이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움직인 잊혀져서는 안될 인물들을 찌그러진 깡통위에 그려놓은 750개의 작업들이다. 이런 숭고한 정신과 행동의 주역들을 우리들은 예사롭게
지나치고 있지는 않는가?
퀴즈 문답쇼 나 필요에 따라 잠시동안 가십거리용 암기로 끝나는 인물로, 갈증 해소를 위한 1회용 음료수 캔 같이 취급되고 있지는 않는지?
나는 양극단의 모순에 작업의 아이러니를 느끼며 연민의 정으로 작업을 했다.
1999년 부터 2003년 까지 쉬엄쉬엄 그려왔던 인물들이다. 하루에 서너점 일주일에 한두점 한달에 칠팔십점
일년 건너 뛰기도 하면서 그려왔다.
한결같이 남들과 다른삶을 살은 이들을 보고, 듣고, 읽고
그리면서 경각심으로 에너지를 북돋우며 힘을 받아 활력이 솟구친다.
이들은 물이고, 바람이고, 불이다 끊임없이 이땅을 일구고 돌보며 가꾸면서 인간의 내면으로 부터 우주의 신비까지 아우려며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줬고, 만들고 있고, 또한 만들어 나갈것이다. 감사하고 감사 할 일이다.

//2022년 작가노트//
쓸모 없는 쓰레기 따위의 죽은 물감조각들이 나를 통해 다시 꿈틀되어 살아나고 있다.
생기를 얻은 인자들은 스스로 빛을 발하며 부유한다. 여태 보지못한 기이한 형상들이다.
제각기의 아름다운 가능태를 가지고 상상의 세계를 예시 해 주니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정영 “하늘의 별을 모아 뿌려놓은 내마음의 꽃밭”이다.
//2025년 작가노트//
여기 붙여둔 750개 작업은 1999년 300개를 가지고 대안공간 「섬」(대표 김성연) 개관 기념 초대전에 첫선을 보였고, 두 번째로 2000년 10회 개인전에서 500개의 얼굴로 선을 보인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은 다른 작업으로 잠깐 멈췄지만, 언젠가는 천인의 얼굴까지는 해보고 싶은 바램이다. 찌그러진 깡통에 선각자를 넣은 발상은 그들의 업적을 순간 상식으로 자리하다 초개처럼 잊혀진다는 사실이 갈증해소를 위해 마신 후 바로 버려지는 일회용 깡통과 진배없다는 연민에서 비롯된다. 불굴의 투지와 칼날같은 예지로 세상에 귀감이 되어온 이들은 분명 인간성찰의 지표이다. 죽어진 깡통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새겨진 그들이 나를 본다.
오늘 다시 모아 보여주게 한 이웰갤러리(대표 김경희)께 감사드린다.
장소 : 이웰 갤러리
일시 : 2024. 5. 28 – 6. 2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