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승展(아트스페이스 그루)_20251017

//전시 소개//

  • The Mass / Independent, Relative
    나의 작업은 작은 덩어리에 대한 관찰과 사색에서 시작되었다. 보통 잘려져 나간 것이나 깨져 나온 것들은 모체에 대해 종속적이거나 불완전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조각이나 파편들이 이미 그 자체로 독립적이며 완전한 조형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나는 이러한 독립된 개체들을 펼치거나 모으거나, 풀어 놓거나 틀에 가두거나 하는 배치를 통해 시각적인 효과와 인문학적 의미를 찾아보고자 하였다. 각 개체들은 완전한 일치도 아닌, 완벽한 분리도 아닌 관계망 속에서 긴장과 갈등, 반응과 조화 등을 통해 각자의 정체성을 더욱 뚜렷하게 드러내 보인다. 또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발적인 창조도 만들어낸다. 작은 파편들이 지니고 있는 독립성, 다양한 관계망 속에서 표출되는 그들의 정체성, 그리고 새로운 창조 등이 내 작업의 주요 주제이다.//이완승//

//평 론//
입체냐 평면이냐 하는 이분법이 의미 없는 시대지만, 작은 오브제를 격자무늬 위에 배열, 구성한 이완승의 작업은 평면성이 강하다. 마치 비정형의 점들을 그려놓거나 찍어놓은 듯한 형상이다. 군더더기 없는 화면의 완결성은 동일한 사물들의 배열 혹은 구성적인 점들의 반복이 주는 완강한 인상이 전체를 주도하고 있다. 어떤 이질적 요소의 개입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듯한 완강함과 자기 완결성이 상대적으로 평면성을 돋보이게 한다. 그 평면성은 오브제를 사용하면서 오브제의 일반적 공간과는 또 다른 지점이다. 그것은 동일성을 기저로 한 비동일체로서 지각의 문제이며, 합리와 이성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그 합리에 대항하는 적극적인 조형적 의지다.
넓은 시기에 걸쳐 확인되는 반복의 어법은 일종의 트랜드이지만 고정된 패턴은 아니다. 도리어 부정의 어법임을 보여준다. 그것은 수없이 많은 선과 면, 작은 입방체로 결코 건조한 반복이 아니라 끝없는 차이의 생성이다. 앞에서 어긋나는 시각적 혼란이라 한 이유이다. 차이의 반복은 ‘근원적인 차이의 정도를 구성’하는 것이며 들뢰즈가 언급하듯 ‘차이와 반복은 본질의 분리 불가능한 두 힘이다. 유사와 차이의 반복이야말로 이완승의 어법이자, 차이가 반복의 힘인 만큼이나 반복은 차이의 힘이기도 하다. 그의 형상이 주는 ‘반복은 힘으로의 고양이기도 하다.’ 그 힘은 현재를 보는 ‘너무 움직이지 않는’ 노마드적 장(場)이다. 그 장은 파쇄와 그리드 사이에서 생성되는 비정형의 선과 면, 질량의 운동, 자기 움직임의 연속성으로 삶을 바라보는 것이다.//강선학//

장소 : 아트스페이스 그루
일시 : 2025. 10. 17 –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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