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백展(갤러리 스페이스 포포)_20251023

//전시 소개//
매년 사진나무숲에서는 자신의 작업을 꾸준히 작업해 온 작가들 중 포트폴리오 발표를 거쳐 올해의 작가로 선발 전시를 진행합니다. 부산에서 사진 작업을 하며 지속적인 사진생활을 한다는 것은 타 지역도 마찬가지이지만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사진나무숲은 지속적으로 열정적으로 작업하는 사진가들을 전시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사진의 다양성과 발전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25년 7회가 되는 사진나무숲 올해의 작가는 김지백의 작업 ‘나의 도시, 무의식의 공간’이 선정되었습니다. 전시는 2025년 10월 23일 부터 11월 2일 까지 갤러리 스페이스 포포의 공간에서 진행됩니다. 김지백 사진가의 사진은 부산의 도시 그리고 원도심들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지속적으로 촬영하여 왔습니다. 그 장소들을 걸어 다니며 만나는 대상들과 자신의 감각들을 조우하며, 감각하고 느끼는 일체의 세상을 무의식적으로 끄집어 내고 있습니다. 무엇을 찍었는지 느끼지 못한 채 무엇인가에 홀려 연신 셔터를 누르며, 본인은 알수 없는 끌림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작가는 이야기 합니다.
그럼 그 끌림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어릴적 나의 기억나지 않는 추억일까? 아니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나의 마음속 애도일까?
사진가는 흔히 철학자라고 이야기 합니다. 무엇인가에 이끌려 사진 촬영을 하며, 항상 그러한 행위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항상 생각하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들로 무수한 반복의 질문들을 통해 답을 찾는 행위들이 진정한 사진가의 태도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진가 김지백은 ‘나의 도시, 무의식의 공간’이란 작업을 통해 무수히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방문해주시어 응원 바라겠습니다.

//작가 노트//
도시는 사회적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변모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기억과 감정이 겹겹이 쌓여 형성된 무의식의 장소이기도 하다.
우리는 수많은 현상을 감각하게 된다. 이러한 감각은 어떤 사건과 경험을 만나 기억으로 전환되고 수많은 기호의 정보들이 무의식으로 가라앉아 잠재되어 있게 된다. 이러한 수많은 무의식의 정보들은 숨겨져 있다. 내가 서 있는 이 도시의 공간 속에서 만나게 되는 시각적 충격에 의해 무의식은 기억으로 발현된다. 내가 기억하지 못한 나의 기억은 내가 지금 이곳에 존재한다는 느낌으로서 시각화되어 사진이 된다.
닮은 꼴의 낡은 집, 좁은 골목길, 주황색의 가로등은 단순한 장면이 아니라 억눌린 기억과 잊힌 감정을 불러내는 기호처럼 다가온다.
프로이트가 말한 억압된 욕망과 기억의 장소로서의 무의식 그리고 융이 제시한 집단적 무의식의 원형들은 도시라는 구체적 공간 속에서 시각적 흔적으로 환기된다.
개금동은 1950년 이후 수정동, 초량동, 영주동 일대에 생겨난 피난민의 판자촌을 1960~70년대 부산시에서 주거지를 만들어 이주시킨 열여덟 곳의 이주지 중 한 곳이었다. 그 당시 그곳은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안식처였고 새로운 삶의 출발지였지만 지금은 메트로폴리스가 된 도시에서 떠난 사람들의 사연을 품은 낡은 집과 남겨진 사람들의 회상이 가득한 공간이 되었다.
나는 개금동에 살지는 않았지만, 개금동의 풍경에서 숨겨진 나의 기억들이 겹쳐 보이는 것 너머의 흔적과 조우하게 되었다.
어두운 밤이 도시에 내려앉는 시간 주황색 가로등 불빛이 골목길을 밝힐 때, 이 어둠 속에서 낯선 풍경과 익숙한 풍경이 뒤섞이고 나의 발걸음은 무의식의 길을 찾아간다. 커튼에 비치는 불 켜진 창, 골목길 어귀에서 과거를 회상하듯 먼 곳을 보는 사람들, 더운 여름 평상에 앉아 시간의 덧없음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거미줄처럼 얽힌 전깃줄의 위험을 호소하는 사람들, 태권도 도복을 입고 운동하러 집을 나서는 소녀, 나는 이 모든 보이는 것 너머의 감정과 흔적을 담으려 하였다.
나의 사진 작업은 개금동을 기록하는 동시에 그 이면에 잠재된 무의식의 층위를 드러내려 한다. 도시의 현실적 장면 속에서 내면의 긴밀한 관계를 드러내고 무의식의 흔적을 발견하려는데 초점을 두었다.
도시의 외부 풍경이 아닌 감정, 기억, 욕망, 무의식적 사고가 시각적상징적으로 드러내어 내면의 풍경을 표현하고자 하였다.//김지백//

장소 : 갤러리 스페이스 포포
일시 : 2025. 10. 23 – 1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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