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씨展(레오앤 갤러리)_20251030

//작가 노트//
모든 형태가 우리를 바라보는 얼굴이라면, 당신은 어떤 얼굴이 떠오르나요?
나는 내 마음을 닮은 달항아리를 떠올립니다. 부드럽고 조용한 곡선 속에 감정을 담아두듯, 작가의 형태는 점점 ‘공’이 되어 갑니다.
세상과 부딪히며 관계를 맺는 작은 구(球)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작가는 삶의 이야기를 포켓볼 게임에 비유하며 세상과 대화를 시작합니다.
하얀 주인공 공이 삼각 프레임 속 15개의 공과 차례로 부딪히며 닿고 흩어지는 그 장면은 우리 인생의 풍경과 닮아 있습니다.
그때마다 나는 생각합니다.
“당신은 어떤 공인가요?”

그리고 “당신은 어떤 사랑을 기억하고 있나요?”
내가 좋아하는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가을의 시계탑 아래, 누군가가 속삭입니다.
“지금은 가을이야. 지금 너는 10점 만점에 8점이지만,
겨울이 올 무렵엔 내가 너를 10점으로 만들어 줄게.”
그 감정은 어쩐지 포켓볼의 초록빛 6번 공처럼 자연스럽고도 조용한 설렘으로 다가옵니다.
오늘까지 내가 같은 노래를 들은 횟수는 3,471번이었습니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정말 3년이라면, 그 시간 동안 내 마음의 온도는 어떻게 변해 왔을까요?
나는 내 마음을 조심스레 접어 보기도 하고, 매듭지어 묶어 보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손이 사람의 몸을 닮은 것처럼, 포켓볼 테이블 위의 작은 공들도 서로를 닮아 갑니다.
그리고 우리는 부딪히며, 마침내 서로를 이해하게 됩니다.
당신은 기억하지 못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 공을 기억합니다.
그 공은 특별했어요. 부딪히면 소리가 났거든요.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 궁금하고,
소중한 마음이었습니다.//정아씨//

장소 : 레오앤 갤러리
일시 : 2025. 10. 30 –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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