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saudade’는 포르투갈 말이다.
깊이 사랑했지만 돌이킬 수 없이 망가져 버렸거나 더는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에 대한 찬란한 슬픔을 의미하는 말로 그 대상은 사람일 수도 장소나 사물일 수도 있다. 결국 내가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사랑한 것과의 이별이 주는 날카로운 슬픔을 마주하는 마음이다.
그것은 6학년 때 떠나온 나의 하늘색 대문집에서 나눈 지미와의 이별이기도 하고 녹색 대문집에서 나를 마냥 기다렸을 삐삐를 찾던 내 목소리이며 첫사랑과 헤어지고 지리산에서 불렀던 내 노래였을 것이고 대학 시절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으로 창가에 늘 꽂아 두었던 노란 장미이기도 하다. 열세 살의 슬픔과 스물두 살의 슬픔의 무게를 비교할 수 없듯이 쉰을 넘겨도 여전히 슬픔은 날을 세워 가슴을 찌르고 세상을 멈춰 버린다.
나는 작업 속의 섬들을 바다 위에 띄워 놓았다. 거센 파도도 없고 몰아치는 바람도 없는 바다에 띄운 섬 어딘가에는 하늘색 대문을 뛰어나와 나를 배웅하는 지미가 있고 골목을 지나 초록색 대문을 열면 멀리서도 내 발소리에 깨어 가슴팍에 안기던 다정한 삐삐가 있고 그 어디쯤엔 내가 올 시간이면 따뜻하게 국을 데우는 아프지 않은 엄마가 있다. 그리고 그 너머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서 재빠른 걸음으로 1,400고지를 오르던 당신이 뒤따라 오르는 나를 돌아보며 이름을 부른다.
이 모든 사랑하는 것들은 영원히 사랑했던 그 모습으로 머무를 것이다.
나의 saudade는 여전히 찬란하게 빛나고 있으니 내 그림을 보는 당신도 저 섬 어디쯤 영원히 간직하고픈 찬란한 슬픔 하나 묻어 두고 당신만의 saudade를 간직하길//황순영//

장소 : 금샘미술관
일시 : 202. 3. 24 – 3. 29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