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우展(스페이스 이신)_20260327

//전시 소개//
스페이스 이신에서는 일본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사진가 양승우의 사진전 ‘신조선(辛朝鮮)’을 개최합니다. 일본의 권위 있는 사진상인 도몬켄상(土門拳賞)을 수상한 작가가 오랜만에 모국인 한국의 청년 세대와 정면으로 마주하며 치열하게 기록한 작업들입니다.
일본이라는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서 타자의 삶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다져온 그의 날 선 시각은 초기작 ‘The Best Day’ 이후 오랜만에 모국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과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이번 전시는 일본에서 축적된 작가의 거칠고 생생한 다큐멘터리 감각이 현대 한국 사회의 뜨겁고 아픈 지점인 ‘청년 세대’와 충돌하며 빚어낸 기록의 정점입니다.
‘신조선(辛朝鮮)’ 연작에서 작가는 대상을 일방적으로 관찰하는 과거의 방식을 넘어, 피사체인 청년들과 동등하게 호흡하는 조력자의 역할을 자처합니다.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여든 50여 명의 청년들은 단순히 찍히는 대상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좋아하는 장소를 선택하고 지금 당장 하고 싶은 말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소도구를 직접 연출했습니다.
그들은 렌즈 앞에서 처방 약봉투를 몸에 이어 붙이거나, 억압을 상징하는 분홍색 넥타이로 도발적인 퍼포먼스를 하고, 정육점 한가운데서 돼지머리 탈을 쓰는 등 내밀한 고통의 흔적과 정체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주체적인 참여자로 거듭났습니다.
이들은 문신, 돼지머리, 분홍색 넥타이 등을 활용해 자신의 정체성을 연극적으로 증폭시킵니다. 팔목의 상처나 처방 약봉투와 같은 내밀한 흔적은 세상에 건네는 강렬한 ‘자기 제시(Self-presentation)’의 도구가 됩니다. 작가는 이들의 퍼포먼스를 환대하며, 렌즈 너머의 주체들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어떻게 감각하고 조율하는지를 기록하는 조력자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결국 양승우의 ‘신조선’은 일본에서의 이방인적 시선이 지녔던 객관적 거리감을 넘어 한국 청년들의 1인칭 문장 속으로 깊숙이 침투합니다. 잔혹한 현실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청년들과 이들과 뜨겁게 공모한 작가의 카메라는 관람객에게 강렬한 정동을 전달합니다.
이번 전시는 일본과 한국을 관통하며 인간의 실재를 추적해 온 작가의 사진 철학이 ‘참여와 연대’라는 새로운 지평으로 확장된 중요한 계기입니다.
전시 제목 ‘신조선(辛朝鮮)’은 ‘맵고 고통스러운 조선’과 ‘새로운 조선(NEW)’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지닙니다. 작가는 ‘辛’에 선 하나를 더해 ‘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즉 고통을 넘어 행복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메시지와 함께 ‘세상에 진짜 매운맛을 보여주자’는 응원의 뜻을 담았습니다.
촬영 과정에서 한 청년이 “앞으로 10년 잘 버티며 살아 있겠다”고 말하자, 작가는 그 약속을 앞당겨 “5년 뒤에 꼭 다시 만나자”고 제안하며 생존의 약속을 나눕니다.
이번 전시는 한국 청년들의 1인칭 고통 속으로 깊이 들어간 작가의 치열한 기록이며, 동시에 유머와 연대를 통해 만들어진 강렬한 울림을 전합니다.//스페이스 이신//

//작가 노트//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젊은이 자살률 1위, 출생률 세계 최하위다.
치열한 경쟁 사회, 헬조선, 세월호, 이태원 참사…
젊은이들과 만나고 싶어졌다.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한국에서 전시를 하면 유독 젊은 관객들이 많이 온다.
겉모습, 스펙, 타인의 평가가 중요한 사회에서
무식하고 말투도 촌스럽고 돈도 명예도 없는 가난한 작가,
삭발에 수염, 허름한 티셔츠의 중년 남자가
어쩐지 당당해 보인다.
내세울 것 없는 인생을 살아온 내가
무언가 있는 작가처럼 보이나 보다.
그런 내 모습이 젊은 친구들에게 용기를 준다는 사실이
조금 쑥스럽다.
내 작품을 보고
“작가님, 저는 사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요.
그냥 너무 좋아요.”라며 우는 친구들도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들의 어깨에 손을 얹고
“밖에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웁시다.”
이 한마디뿐이다.
그 말에 그들은 활짝 웃는다.
젊은이들을 기록하기로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지금 가장 하고 싶은 말과 함께.
많은 젊은이들을 만났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열심히 살고 있었고,
어떤 면에서는 젊은 시절의 나와 닮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나보다 훨씬 나았다.
10년 뒤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작가님과 다시 작업하려면
앞으로 10년 잘 버티며 살아 있을게요.”
나는 놀라서 말했다.
“그럼 5년 뒤에 다시 찍자.”
제목은 ‘신조선(辛朝鮮)’이다.
‘맵고 고통스러운 신’으로 읽어도 좋고,
‘새로운 NEW’로 읽어도 좋다.
해석은 보는 사람의 몫이다.
‘辛’에 선 하나를 더하면 ‘幸’이 되지만
그 한 줄이 결코 쉽지 않다.
각자가 그 선 하나를 찾아내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진짜 매운맛 한번 보여주자”는 마음도 담았다.
5년 뒤에 꼭 다시 만나자.//양승우//

//작가 약력//

  • 1996년 일본 도일
  • 2000년 일본사진예술전문학교 졸업
  • 2004년 동경공예대학교 사진학과 졸업
  • 2006년 동경공예대학교 대학원 미디어아트 박사전기과정 수료

□ 주요 수상

  • 2017 제36회 도몬켄상
  • 2009 『시점』 입선
  • 2008 Littlemore 사진집 공모전 심사위원상
  • Canon 사진 신세기 입상 외 다수

□ 주요 개인전

  • 2025 “Daruma san ga Koronda” (와카야마)
  • 2025 “TFW KOREA” (도쿄)
  • 2024 “Ways of Life” (전주)
  • 2023 “B side” (서울)
  • 2023 “Ways of Life” (부산)

장소 : 스페이스 이신
일시 : 202. 3. 27 – 4. 12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