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안녕하십니까.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속에서도 늘 평안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이번 김재춘 민화연구소에서는 “커피로 그리다 – 커피 향으로 피어난 민화”라는 특별 전시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린 커피라는 식음료를 통해 아름다운 우리 그림을 표현해 보고자 한 시도에서 이번 작업은 시작되었습니다. 커피의 깊은 색감과 은은한 향을 화면에 담아, 전통 민화를 새로운 재료와 감각으로 풀어내고자 하였습니다. 호랑이, 사슴, 새, 화조, 책거리, 문방사우 등 전통 민화의 다양한 소재들을 커피 단일 색상의 명도와 농담의 차이를 활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커피를 활용한 회화 작업은 제가 2004년부터 꾸준히 연구해 온 분야로,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색 없이 보존되는 재료적 안정성을 확인하며 더욱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생들과 함께 또 하나의 가능성을 나누고자 이번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연구소 회원 36명이 참여하여 총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민화의 새로운 흐름을 함께 만나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섬세한 붓놀림으로 완성된 동물화, 궁중화, 정물화, 기명도, 책거리 등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우리 민화가 지닌 따뜻한 정서와 조형미를 새로운 감각으로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커피 향처럼 은은하게 스며드는 우리 그림의 매력을 평안한 마음으로 즐겨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김재춘//

//평론//
민화 전시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에 상응하듯 민화 인구도 급증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현상은 전통문화, 전통미술에 관한 일반적인 관심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여전히 급신장한 한국의 국력과 무관하지 않은지 모른다. 전통문화와 전통미술을 돌아본다는 건 우리 것의 소중함과 그 가치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전제로 한다. 한국문화가 변방에서 세계의 주류로 떠오르는 현실이, 잠재된 민족정신 및 민족문화를 깊은 잠에서 깨어나도록 자극했기 때문이지 싶다.
최근 인사동에서 목격하는 전시 관련 현상의 하나는 민화전이 보편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매주 수요일 새로운 전시가 시작되는데, 인사동 어느 곳에서인가는 민화전이 열리고 있을 만큼 빈번하다. 이는 민화 인구의 증가와 함께 민화를 받아들이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호의적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그 어느 지역보다도 민화 인구 및 전시가 많은 곳은 부산이다.
민화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부산에 민화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인구 확산에 큰 역할을 해온 김재춘 원장이 있다. 김재춘 원장의 노력으로 민화 보급에 앞장서게 되면서 서서히 민화 수강생이 늘어나게 되고, 이제는 어느 곳보다 활발한 전시 활동이 전개되는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에서 김재춘 민화연구소는 그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김재춘 민화연구소는 이제 민화의 제도에 관한 새로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재춘 원장 개인적인 작업에서 시작된 커피라는 재료의 노력 및 보편화를 위한 본격적인 전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커피로 그리다’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김재춘 민화연구소 특별전은 커피라는 다소 생소한 재료로 한정하는 그림으로만 꾸며진다. 주지하다시피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커피를 마시는 건 자연스러운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이 되었다. 점심시간이면 식사를 마친 회사원들이 저마다 커피점을 찾거나 아이스커피를 들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이제 커피에 대한 기호는 놀이긴 수 있는 식습관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일반화된 커피에 관한 기호 및 관심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이번 전시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즐겨 마시는 커피를 가지고 그림을 그린다면 커피가 일상이 됨, 일반적인 관심과 시선을 모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김재춘 원장이 개인적으로 커피라는 재료를 민화에 적용한 건 오래 전이었고, 일부 제자들이 커피가 지닌 물질적인 특성, 즉 물성 자체가 민화 작업에서 새로운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커피라는 새로운 재료가 만들어낸 시각적인 인상이 민화의 표현 영역의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터이다. 이로써 커피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을 민화로 끌어들임으로써 민화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재고시키고자 한다. 그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재료인 채색물감이나 자연적인 염료에 추가하여 커피도 그림 재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게 된다. 다시 말해 커피가 기존의 물감과 더불어 민화의 주요한 재료로 정착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커피는 깊은 갈색이다. 이러한 단일 색채로 그린 그림은 건 단색화에 근사하다. 커피는 기존의 물감과 마찬가지로 농담 표현이 가능하고 이에 덧붙여 질감 표현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하여 커피의 본질 가운데 하나인 독특한 향 또한 새로운 의미의 표현적인 가치로 제시될 수 있다. 어쩌면 커피가 대중적인 기호품이 될 수 있는 건 특유의 향 때문일 수도 있다. 새로운 재료는 조형적인 사고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따라서 커피라는 재료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조형적인 방안이 강구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커피라는 단일 재료로 이루어지는 전시인 만큼 커피의 향으로 가득한 전시 공간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체험이 될 것이다.//신항섭 미술평론가//
장소 : 금련산 갤러리
일시 : 202. 3. 31 – 4. 5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