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나는 사회가 요구하는 삶의 방향과 개인이 원하는 삶의 방향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에 주목한다. 살아가며 수없이 마주하는 많은 선택은 순전히 개인의 의지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규범과 기대, 경제적 조건, 타인의 시선 등 다양한 외부 요인들과 끊임없이 충돌하고 타협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개인이 욕망을 유예하거나 억누르고, 때로는 그것에 저항하는 순간들을 회화로 기록하고 있다.
작업 속 인물들은 명확한 서사를 가지지 않고 모호한 상태로 존재한다. 인물의 표정과 몸짓, 주변 환경은 어떤 결론을 제시하기보다 욕망과 불안, 기대와 좌절이 교차하는 심리적 풍경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특정한 사건을 재현하기보다 당대를 살아가는 개인들이 공유하는 감각에 접근하고자 한다.

주로 사용하는 재료로는 장지 위에 아크릴 물감과 먹을 사용한다. 물에 희석한 안료를 수십, 수백 번 반복하여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전의 흔적들은 완전히 덮이지 않은 채 정밀하게 중첩된다. 반투명한 층들이 서로를 온전히 덮지 못하고 공존하는 화면은 수많은 선택지와 감정이 겹쳐진 채 지속되는 내면을 물질적으로 드러낸다.
화면 속 공간은 현실과 비슷하게 내가 조작한 풍경이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장면의 모습은 현실 사회의 구조를 은유하는 동시에, 인물의 심리와 욕망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는 장치로 작동한다.
작업 과정에서 나는 화면 속 인물에게 스스로를 투영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리를 두고 관찰하기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작업은 개인에서 타자로까지 확장된다.
어떠한 선택을 해야만 할 때, 그 결정에 대해 흔들리고 의심하지만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는 동시대 우리네의 초상을 담아낸다.
나는 욕망이 어떤 형태로 발생하고, 때로는 어떻게 표출되는지를 다양한 장면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개인의 내면에 관한 이야기를 넘어, 사회가 개인의 욕망을 형성하는 방식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선택의 의미를 지속적으로 질문하고 있다.//현오//
장소 : 갤러리 우마린
일시 : 2026. 6. 27 – 7. 26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