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Beyond the City: Toward an Ideal Jingjie(境界)’는 도시를 떠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도시를 통과하여 내면의 풍경으로 나아가는 여정이다. 여기에서 Jingjie(境界)는 현실과 이상이 분리된 이상향이 아니라, 현실의 경험이 기억과 감각으로 스며들어 새로운 풍경으로 전환되는 심리적·미학적 경계를 의미한다. 그것은 현실과 기억, 의식과 무의식이 중첩되는 사유의 공간이며,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풍경이다.

작품은 도시를 직접 묘사하기보다는 도시의 구조와 리듬, 기억의 흔적을 먹의 조형언어 속에 스며들게 한다. 화면에서 도시는 점차 사라지지만, 반복되는 수직성, 흐려지는 격자, 공간의 결은 도시의 기억을 환기하며 새로운 심리적 풍경(Psychological Landscape)을 형성한다. 전통 산수화의 공간 개념은 현대 도시의 감각과 만나고, 산과 도시는 서로를 닮아가며 하나의 내면 풍경으로 변형된다. 이 풍경은 특정 장소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체험과 고화의 기억이 감각과 사유로 전환되는 이상경계의 공간이다.
이 과정에서 먹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작업의 본질적인 시각언어가 된다. 먹의 번짐과 스밈, 중첩과 소멸은 형태를 재현하기 위한 기법이 아니라 시간의 축적과 기억의 흔적, 그리고 침묵의 깊이를 드러내는 조형적 요소이다. 화면은 완결된 이미지를 제시하기보다는 여백을 남기고, 관람자는 그 여백 속에서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하며 작품과 관계를 맺게 된다.
궁극적으로 나의 작업은 도시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살아가는 인간의 내면을 그리는 작업이다. ‘Beyond the City: Toward an Ideal Jingjie (境界)’는 도시를 넘어 또 다른 장소를 제시하는 전시가 아니라, 먹의 물성과 현대 산수의 공간성을 통해 도시의 기억과 인간의 내면이 교차하는 심리적 풍경을 구축하고, 각자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이상경계를 함께 사유하고자 한다.//김민지//
장소 : 부산대학교아트센터
일시 : 2026. 8. 7 – 8. 13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