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O Gallery는 개관전 박청용 개인전 ‘진각(眞覺)’에 이어 두 번째 기획전으로 범준 개인전 ‘空’을 개최한다.
범준은 화면 위에 이미지를 쌓고, 겹치고, 다시 지우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채움과 비움, 존재와 부재의 관계를 탐구해 온 작가다.
그의 작품은 언뜻 산과 능선이 끝없이 중첩된 풍경처럼 보인다. 그러나 화면에 나타나는 것은 특정 장소의 풍경을 재현한 것이 아니다. 수없이 반복되는 붓질과 색의 중첩, 그리고 지워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흔적들이 모여 하나의 새로운 풍경을 형성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空’은 ‘비어 있음’을 뜻하는 동시에, 불교 철학에서 모든 존재가 고정된 실체로 독립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관계와 변화 속에서 성립한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범준의 작업 역시 이러한 ‘공’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
무언가를 채우는 행위가 오히려 비움을 만들어내고, 지워진 흔적은 완전히 사라지는 대신 새로운 층으로 남는다. 그렇게 생성과 소멸, 존재와 부재가 반복되면서 화면에는 어느 하나의 순간으로 고정할 수 없는 풍경이 만들어진다.
관람객은 작품 앞에서 무엇이 그려졌는지를 찾기보다, 겹겹이 쌓인 시간과 흔적 사이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스스로 ‘비움’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작가 소개//
범준은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인터미디어아트 전공 석사를 졸업했으며, 국내외에서 회화 작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서울 학고재 아트센터, HAESO, SPACE776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뉴욕 SPACE776의 Synthetic Sanctuaries, 런던 Saatchi Gallery의 Silent Echoes in Paradise를 비롯해 서울·뉴욕·런던·중국·제주·부산 등 국내외 다양한 전시에 참여했다.
2026년에는 스위스 바젤과 미국 시카고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국제적인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또한 창작스튜디오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작업 세계를 확장해 왔으며, 청년미술지원사업 선정 등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전시 특징//
- O Gallery 개관전 ‘진각(眞覺)’에 이은 두 번째 기획전
- ‘채움과 비움’을 반복하는 범준의 회화를 불교 철학의 ‘공(空)’과 연결해 조명.
- 반복·중첩·지움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존재와 부재에 대한 탐구
- 국내뿐 아니라 뉴욕·런던·바젤·시카고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온 범준의 작품 세계 소개
- 작품 감상을 넘어 관람객 스스로 비움과 존재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전시 공간 구성
//관람 포인트//
범준의 작품은 멀리서 바라볼 때와 가까이에서 바라볼 때 서로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멀리에서는 수많은 산과 능선이 이어지는 듯한 고요한 풍경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화면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색의 층과 붓질, 겹침과 지움의 흔적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러한 반복은 단순히 화면을 채우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작가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내면서 동시에 지워내고, 그 과정에서 남겨진 흔적을 다시 다음 작업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결국 작품은 완성된 하나의 풍경이라기보다 시간이 축적되고 사라지는 과정 자체를 담은 화면에 가깝다.
O Gallery는 개관전 ‘진각’에서 수행과 깨달음에 관한 질문을 던진 데 이어, 이번 ‘空’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채우며 살아가고, 무엇을 비워야 하는가’라는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관람객에게 건넨다.
예술을 통해 마음을 바라보고 삶을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는 O Gallery는 앞으로도 현대미술과 철학, 명상적 사유가 만나는 전시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장소 : 오 갤러리
일시 : 2026. 9. 12 – 10. 11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