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춘표,윤수보展(갤러리 조이)_140912

정춘표 작가가 1년 만에 부산을 찾았다. 이번에는 개인전이 아닌 듀오展이다. 또 한 명의 작가는 윤수보 작가. 윤수보 작가는 화려하고 진한 색감으로 숲의 형상을 표현하는 작가로 많이 알려져 있다. 평안하고 사랑스러운 정춘표 작가의 작품과 진한 숲 속에서 풍겨져 나오는 색의 일루전을 구사하는 윤수보 작가의 작품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궁금한 전시였다. 전시장을 찾은 날은 전시 오픈식 다음날, 여유로운 토요일 오전이었다. 마침 날씨도 화창한 날 두 작가를 만났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벽면에 붙어져 있는 윤수보 작가의 평면 작품 사이사이로 정춘표 작가의 대리석과 청동 입체 작품이 배치되어 있다. 전시장 안 쪽의 긴 공간에는 정춘표 작가의 북어시리즈가 벽면에 있고 그 중간에 청동 입체상이 놓여 져 있다. 그리고 가장 안 쪽 공간 세 벽면에는 붉고 노란 바탕의 화려한 꽃이 그려진 윤수보 작가의 작품이 붙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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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강하고 여성은 부드럽다고 흔히 말한다. 윤수보 작가의 작품은 강렬한 색상과 숲의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작품인 반면, 정춘표 작가는 여성스러운 입체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두 작가와 만나 대화를 해 보면 그들의 성향에서 조금 반대의 느낌을 받는다. 정춘표 작가는 선이 굵은 외형에 자기표현이 또렷한 편이고, 윤수보 작가는 저음의 말투에 조곤조곤하게 대화를 풀어 나간다. 하지만 두 작가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열정과 순수성을 가지고 치열하게 작업하고 있고, 그들이 작품 속에서 나타내려고 하는 것은 순수와 사랑이라는 것이다.

윤수보 작가 : “부산에서 5년 만에 다시 전시를 하게 됐습니다. 제가 주로 작업 하는 것은 자연을 다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 속을 보면 인간 자체가 별개가 아닌 것 같은 맥락으로 속해 져 있습니다. 숲을 산책하다 보면 여러 가지 열정과 숲 속의 무한한 변화를 느낍니다. 그 곳에서 끊임없는 분주한 열정이 많이 와 닿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시각적, 감성적으로 늘 변화하는 것이 하나의 여행 같기도 해서 모티브로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바라보는 시각의 자연을 다시 재조형화 시켜서 그 속에서 열정이 피어나는 느낌을 색깔로 담았습니다. 하나의 작업이라는 것이 그림으로 표현되는데 저는 거기에서 늘 꿈꾸어 온 행복과 기쁨과 활력을 느낍니다. 또 그러한 것을 추구합니다. 제 작품 속 형상의 윤곽은 흐릿합니다. 숲이 4계절 동안 변화하듯이 그러한 변화를 표현해 봤습니다. 관객들도 저의 작품을 통해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정춘표 작가 : “제 작품들은 연인들의 형상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여인들은 저 마다 모두 자기의 소리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평면 회화에서 여러 가지 회화성을 강조한다면 조각 자체는 조형성을 강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저는 조형 입체작품을 통해 회화성과 감성과 제 3자와의 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을 표현하는데 주력 했습니다. 그래서 관람자들이 물체나 형상이 아닌 나를 끌어들여 감정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친구와 같은 매개체로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대리석과 브론즈의 여인상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벽면에는 행복과 이상과 평화를 추구하는 ‘북어’와 ‘새’로 작품을 이루었습니다.”

윤수보 작가는 90년대 초중반에 프랑스 뱅센느에 머물면서 숲의 색과 빛에 대한 조형세계를 탐구하면서 현재와 같은 화풍이 정립됐다. “그곳엔 인상파와 현대미술의 거장들이 지냈고, 그들이 작업했던 작품들을 보고 많은 영감을 얻었던 소중한 체험 시기였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자연의 색채에 몰입했고 바로 그 하모니를 캔버스에 표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라고 한 언론에서 밝힌 바 있다. 활발하고 거침없는 정춘표 작가에 비해 윤수보 작가는 고독한 남성의 중후함이 느껴지는데… 반전이 있었다. 최근 관람객 1,700만명의 영화 ‘명랑’에 윤수보 작가가 배우로 출연했다고 한다. 갤러리 조이에서의 이번 듀오展은 10월 3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갤러리 조이
– 일시 : 2014. 9. 12 –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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