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미展(갤러리 지오)_20150815

인천 차이나타운과 근접한 아트플랫폼(舊 중구미술문화공간)은 구도심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중구 해안동의 개항기 근대 건축물과 인근 건물들을 매입하여 조성한 복합문화예술 공간이다. 인근에 갤러리 지오가 개관한 지 꼭 1년이 됐다. 작가이며 관장인 고진오 대표가 넉넉한 웃음으로 반긴다. 그는 개관 이후 지역의 신예작가부터 원로, 미술 단체들과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바쁜 1년을 보냈다.

갤러리는 세 개 층으로 나눠졌다. 이번 개인전을 갖는 김광미 작가는 이 세 개의 층이 본인의 전시 콘셉트에 꼭 맞는 공간일 것 같다. 작가는 최근 5년 사이 변화한 작품 스타일을 각 층에 맞춰 디스플레이를 했다. 1층은 초기 단색화에 집중하던 5년 전 작품들, 2층은 석판군상과 융기된 이미지와 함께 블루와 레드에 관심 있던 시기, 3층에는 가장 최근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최근 작품은 그동안 작가의 내면에 축적된 삶과 정신을 자연 이미지들에 담는 시도를 보여준다.

김광미 작가는 근작에서 보여주는 변화된 이미지처럼 끊임없는 실험정신을 창작품에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작가가 본인의 삶에 있어서 긍정과 부정을 반복하며 타인과의 소통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점점 명쾌한 형상들을 표출하면서 작품에 반영한다. 이러한 작가의 작품관은 이번 전시의 주제 ‘삶-풍경… 愛’란 단어에 함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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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바라보고 바라보기. 삶, 풍경.
작가 김광미가 자신이 그린 일련의 그림들에 부친 주제이며 제목이기도 한 이 개념은 작가의 그림을 이해하는데 일정한 길잡이 역할을 해줄 것 같다. 먼저, 바라본다는 것은 일회적 사건이며 태도일 수 있고, 이런 바라보는 행위가 쌓여 일반화되고 관용적이게 될 때 바라보는 행위는 바라보기가 된다. 바라보는 행위가 주체의 적극적인 개입에 방점이 찍힌다면, 바라보는 이런 주체의 행위가 관조적이게 된 경우일 수 있다. 여기서 바라보는 행위는 주체로서 바라보는 시선과 객체로서 바라보는 응시로 분리되면서 통합된다. 주체가 동시에 주체이면서 객체이기도 한 것이며, 객체를 통해서 주체가 정초되는 차원을 의미한다. 작가는 이런 차원과 경지를 풍경이라고 부른다.』<평론가 고충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 자체는 자칫 진지하고 무거울 수 있다. 하지만 작가의 작품 속 테라코타 채색군상, 흙, 석판조각, 나뭇가지 등에는 자아와 타아와의 소통을 계속 하는 작가의 관조와 묵상을 바탕으로 한 휴머니즘이 담겨져 있다. 또한 융기된 산으로 상징화 한 남근을 통해 삶의 생동감을 유희적으로 표현하는 발랄함은 관객들에게 흥미로움도 선사한다.

『미의 상징성을 무엇으로부터 획득하려 하는 걸까? 형이상학과 예술의 순수성은 삶의 풍경들 속에서 들여다보기와 끌어안기로서 양방향의 시각적 입장을 넘나들고… 삶 속에서 인간의 본질에 대한 입장들을 지금 이 순간 깊숙한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감정들을 순화 시킴없이 순수한 감정 그대로 이입, 분출시켰다. 내면의 상태 그대로 표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타인과의 벽을 허물어 버리기 위한 감정선들은 완벽보단 표현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느끼기에 자유로운 감정 표현들은 소통의 길이 되어준 것이다. 그러기에… 이러한 정신적 존재들은 소통이라는 관계로 하나가 되어 미의 상징적 존재로서 어떠한 형상이든 아름답게 비춰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 믿는다.』<작가 노트 중에서>

작가는 적극적인 현실 참여로 상품성과 장식성을 늘 염두하고 있지만 예술혼과 지성으로 감동을 전해주는 예술의 근본적인 부분을 간과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것들은 작가의 오랜 ‘바라보기’와 사색에서 베어 나오는 것일 것이다. 이번 김광미 개인전은 갤러리 지오에서 8월 28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갤러리 지오
– 일시 : 2015. 8. 15 –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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