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개의 시선展(해오름갤러리)_20150911

아홉 명의 개성 있는 작가들이 참여한 ‘The Stone Breakers’가 세 번째 정기전을 갖는다. 각 작가들 면면을 보면 개인전 경력도 풍부하고 아트페어 등에서 인기 있는 작가들도 있다. 다채로운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하는 재미와 함께 이효선 큐레이터의 전시설명은 작품 감상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팸플릿 서두에 최우성 회장은 “바쁜 일상 속에 살아가지만 한발 물러서 여유를 가지고 미술을 바라보고 서로를 격려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저희 모임이 어느덧 세 번째 정기전을 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전시소감을 밝힌다. 최우성 작가는 얼마 전 부산예술중학교에서 실기대회 지도를 하느라 바쁜 모습을 곁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이번 그룹전을 위해 틈틈이 작품까지 준비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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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입구에는 박주호, 이정철, 구기연 작가의 소품이 전시되어 있다. 구기연 작가의 작품에는 동그란 눈을 가진 아이의 얼굴이 자주 등장한다. 외형적으로는 컴퓨터 게임의 캐릭터처럼 보이는데, 작가는 이 캐릭터를 통해 현실에서의 힘든 삶 또는 가혹함 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박주호 작가는 ‘쌀’과 ‘살’을 통한 어머니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더불어 쌀을 통해 살이 되고, 살은 죽은 후 거름이 된다는 윤회 사상도 작품을 통해 명료하게 나타낸다.

입구 좌측에는 정찬웅 작가의 거북 작품이 보인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자연은 조금씩 파괴되고 이것은 결국 동식물은 물론 인간 스스로도 오염에 물들고 있음을 나타낸다. 얼마 전 유튜브 영상에서 거북이의 코에서 기다란 빨대를 뽑아내는 영상이 오버랩 되었다. 전시장 안쪽에는 정영한 작가의 작품이 있다. ‘우리 시대 신화’라는 제목으로 백남준과 앤디워홀의 인물위에 색조정표나 바나나를 그린 팝아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정영한 작가는 ‘이 작품은 The Velvet Underground의 데뷔앨범 자켓 그림으로 더 잘 알려진 바나나 이미지와 제작자인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을 하나의 구조로 된 화면에 재배치시킨 것으로, 대중의 눈에 아주 익숙한 그렇지만 기존의 어떤 이미지도 ‘우리 시대 신화’에 그려진 앤디 워홀과 100% 일치하지 않는 이미지 가상성을 가진 아이콘의 실재이다.’라고 설명한다.

2014년 겨울 미부아트센터 개인전때 만났던 정희진 작가는 이번 전시에 선인장 형태의 작품을 통해 개체 분열과 증식, 상호작용적 관계를 통한 순환과 반복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동양화를 전공한 김귀봉 작가는 민화 작품을 선보였는데, 민화 속 동식물은 인간에게 행운과 복을 가져다주는 의미를 가진다. ‘행복하게 살아’, ‘사랑하는 너에게 – 엄마의 정원’이라는 작품 제목에서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작품을 모두 둘러보고 나니, 이번 전시의 주제가 ‘아홉개의 시선’이라는 의미가 더 와 닿는다. 때로는 재미있는 요소와 심오한 내용도 담겨 있으며, 인간을 포함한 자연물에 대한 사랑 등도 담겨져 있다. 바다가 멋지게 보이는 해오름갤러리에서 진행하고 있는 아홉 명의 작가가 참여한 ‘아홉개의 시선展’은 9월 22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해오름갤러리
– 일시 : 2015. 9. 11 –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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