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展(갤러리 이배)_130115

지난 1월 15일부터 갤러리 이배에서는 독특한 전시를 하고 있다. 한 작가가 판화와 설치 작품을 동시에 선보인 이번 전시는 갤러리 이배의 첫 번째 판화전이기도 하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일단 하얀 바탕 속의 고독하게 서 있는 군상이 눈에 띈다. 마치 연필로 그린 것 같은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대체로 두 명이 서로 안고 있거나 혼자 서 있는 장면들이다. 그들은 마치 명상이나 기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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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작가는 기존의 평면적인 전시형태뿐만 아니라 설치작업을 동시에 하고 있는 작가다. 그의 작품들은 인체 위주 이미지와 흑백으로 대비되는 색감을 통해 미지의 세계를 탐미하며 명상하고 있는 인간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장 입구 쪽에 있는 2007년도 작품들을 보면 한 작품에 두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한 명은 현실의 자아이고 또 한 명은 내적인 자아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현실의 자아와 내적인 자아가 대화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근작에는 주로 한 명만이 등장하고 작품 속 표정들은 더욱 부드러워지고 편안해 졌다. 이것은 작가 스스로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작품을 통해 치유를 받고자하는 염원이기도하다. 가끔 인물의 얼굴과 함께 손바닥이 등장하는 작품이 있는데 이것은 질문과 의문을 제시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김영훈 작가의 판화 작품은 메조틴트 기법으로 제작됐는데 이것은 동판화의 일종으로 판을 미는 작업을 통해 밑판을 만들고 그 위에 새기는 작업이다. 메조틴트는 그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섬세한 작품을 표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작가는 보통 12판(Edition Number) 정도를 찍는데 때론 완성된 이미지에 산문 형식으로 나레이팅 작업과정을 통해 ‘존재에 대한 명상’을 관객들에게 제공한다고 한다.

전시장 안쪽에 위치한 설치 작품은 검은 옷의 인물들이 가로 또는 세로로 반복되어 나열되어 서 있다. 이지은 큐레이터는 “김영훈 작가는 우리가 보통 ‘시작과 끝’이라는 이야기를 할 때 과연 끝은 어디일까라는 물음에서 의문을 제기하며 작품에 임했다고 합니다. 설치 작품이 있는 이곳이 조금 어두운 것은 뱃속의 아기가 엄마의 자궁 속에서 세상에 나왔을 때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표현한 것입니다. 작가는 고요와 안식, 그리고 영혼의 세계를 표현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의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깊이와 넓이 경계’라는 주제의 이번 전시는 2월 16일까지 이어진다.

장소 : 갤러리 이배
일시 : 2013. 1. 15 –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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