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준섭展(오픈스페이스배)_130207

2006년 여름, 많은 관심 속에 출범한 ‘오픈스페이스배’ 대안공간은 그동안 지역에서 독특한 역할을 해 왔다. 작가들에게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문화교육도 병행 해 왔다. 지리적으로 일광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갤러리들이 밀집되어 있는 달맞이고개와는 또 다른 풍경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심준섭 작가는 2009년 10월 오픈스페이스배에서 ‘작용과 반작용’이란 전시회를 가졌었다. 당시 작가는 PVC파이프를 이용한 시각, 청각, 촉각 등을 자극하는 전시를 보여줬다. 지난 2월 7일부터 시작되고 있는 ‘기관의 순환(Circulation of Organ)’전은 주로 시각과 청각에 집중한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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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들어서면 컴컴한 공간에 백열등이 점멸하고 있다. 점멸과 함께 공간 어디에선가 쿵쿵거리는 규칙적인 소리가 들려온다. 북소리 같기도 하고 그렇게 맑지 않은 두드림 소리 같기도 하다. 메인 전시장의 중간에는 PVC파이프를 이용한 구조물이 놓여 져있다. 처음에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눈의 동공이 어두운 전시장에 익숙해지자 구조물의 야광 색이 눈에 들어왔다. 작가는 이 야광 색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실제 우리의 기관을 보기는 어렵지만 상상할 수는 있습니다. 점멸되는 불 빛 아래 보이는 PVC파이프가 보여주는 선명성과 물질성이 있는 반면 주변이 어두워졌을 때 야광안료 처리를 함으로써 혼미하고 아련한 불빛 아래서 발산되는 것들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관들의 이미지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 봤습니다.”

이번 전시는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부분도 있지만 청각적인 효과도 많이 고려했다. 작가는 오래 전부터 환경음과 노이즈 등이 인간에게 주는 스트레스나 장애 등에 대해 고민을 해 왔다. 작품에서의 파이프 역할은 소리를 전달하는 매개체이며 인체 구조의 기관 등을 표현 한 것이기도 하다.

전시장 안쪽에 있는 작은 공간에는 7개의 인체구조 또는 조직을 뜻하는 조형물이 있다. 작은 철제 파이프를 사용한 이 작품은 마치 인간의 혈관이나 뼈 같은 느낌을 표현한 것 같다. 인체가 가지는 기관 안에서의 소통능력 또는 연결능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그 안에 사운드를 분산시켜 들려주고 있다. 작가는 인간이 유아기 때는 자신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커 가면서 청각이 약해지면서 점점 듣지 못하고 있어 이러한 잊어버릴 수 있는 소리를 이번 전시에 되새겨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작품 의도를 가지고 있다.

심준섭 작가는 올 해 3월과 8월에 서울에서의 전시가 예정되어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 작가는 인터뷰 말미에 부산 예술의 활성화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서울은 우리나라의 문화 중심지로서 사운드아트나 미디어아트 등이 폭넓게 문화의 조건으로 등장되고 있고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향유되고 있지만 부산은 아직 열악한 부분이 많습니다. 저는 대중들이 가지는 취향이나 느껴야하는 공감대는 같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에 있는 작가들이 미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점을 생각해서 새로운 문화를 생각하고 보여준다면 좀 더 재미있는 문화가 지역에서 활성화 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장소 : 오픈스페이스배(부산 기장군 일광면)
일시 : 2013. 2. 7 –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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