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윤 회고展(봉생복지문화관전시실)_120131

정진윤.  작고한지 수년이 지났지만 그의 이름 석 자는 아직도 부산 미술계에 또렷이 남아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작품은 늘 치열했고 지역미술담론 확산을 위해 몸소 실천한 작가다. 80년대 시대상황에 빗댄 날선 작업부터 90년대를 거치며 늘 비판적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집요하게 현실을 응시했다. 그는 진정 작가가 되고 싶어 했던 올곧은 이 시대의 작가였다.’라고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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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 대청동 가톨릭센터와 메리놀병원 중간쯤에 위치한 봉생복지문화관에선 1월 31일부터 2월 29일까지 ‘정진윤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 촬영을 위해 오픈식 시간 이전에 방문했지만 도착했을 땐 이미 많은 지인들이 도착 해 있었다. 보통 전시 오픈식 날은 축하와 격려의 분위기이건만 타계 한 작가의 회고전 분위기는 엄숙함과 작품을 보는 분들의 애틋한 눈길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이제는 고인이 된 이동석 미술평론가는 일찍이 그의 전시 서문에서 ‘삶의 가벼움과 무거움, 세계의 모호함과 명징함, 역사의 숭고함과 허무함, 시간의 무한성과 유한한 자아 사이에는 언제나 통약불가능한 모호성이 게재되어 있다. 다만, 미술의 죽음이 이야기되는 시대에 아직도 회화에 대한 절망적 애정을 간직하고 있는 그의 노정이 허무와 냉소를 극복하고 역사의 이중성과 세계의 모호함 사이를 지나가는 자유로운 오솔길을 발견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정 작가의 비정합성은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붉은 사과와 칼, 부식된 동판 위에 황망히 떠있는 배, 하얀 날개와 삼각기둥 등은 화면의 다중 분할 방식을 통해 서로 낯설고 비대칭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관람객에겐 이런 대비가 미묘한 긴장을 환기시킨다. 평론가들은 “권력과 탐욕의 그늘에서 시드는 순수, 그리고 집단적 가치와 힘의 논리에 의해 뿌리 뽑힌 개별적 상황에 대한 항변이자 야유였다”고 해석한다. 전시에는 이외에도 동판이나 나무로 된 조각 작품이라든지, 다양한 범주를 혼합하려는 실험적 경향의 작품들도 함께 선보인다. 올 하반기에는 정 작가의 작품을 또 한 번 전시장에서 만나볼 기회가 생길지 모른다. 최은희 교수는 “5주기가 되는 올 8월께 고인의 작품을 모아 다시 한 번 전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 부산일보 정달식 기자 기사 중 발췌 –

– 장소 : 봉생복지문화관전시실
– 일시 : 2012. 1. 31 – 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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