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 염원을 그리다(부산박물관)_110712

장마가 잠깐 소강상태로 들어서는가 싶더니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동네 할머니들은 박물관 그늘에서 자리를 펴고 앉아 계시고 가끔 운동복 차림의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힘들어 보인다.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부산박물관에선 7월 12일부터 8월 21일까지 특별기획전《길상(吉祥)-염원을 그리다》를 전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국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복을 비는 의미의 길상을 집중적으로 모아서 전시하고 있다. 전시물로는 부산박물관 소장의 백자투각불수감문 필통(白磁透刻佛手柑文筆筒)과 선조의 사위인 윤득신(尹得薪)이 그린 수금도(水禽圖) 등 15점을 비롯하여 총 135점을 선정하였다.

preview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국보급 유물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백자양각포도문 필통」과 「백자청화동채장생문호」, 「심사정 필 화훼초충도」를 비롯하여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272호「백자청화칠보수복문호」, 리움 박물관 소장 십장생도와 쌍벽을 이루는 경기대학교박물관 소장 「십장생도 10폭 병풍」, 경기도박물관 소장「요지연도」등 평소 한 자리에 모으기 힘든 보물인지라 뜻 깊은 전시인 것 같다.

전시구성은 크게 길상문이 특정한 의미를 가지게 된 연유에 따라 <자연을 본뜨다>, <소망의 주문을 외우다>, <고사(故事)를 담다>, <문자를 더하다>라는 4개 주제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벼루, 필통, 대접, 접시, 주전자 등 우리 생활에서 널리 쓰이는 갖가지 생활도구에 길상을 새겨 놓았다. 전쟁과 가난으로 힘든 삶을 살았을 우리 조상들은 이런 길상의 물건들을 간직하며 가족과 나라의 안녕을 빌었나보다.

박물관 관람 후 근처에 있는 UN묘지나 수목원을 둘러봐도 좋을 것 같다. 단, 곧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니 해가 진 후에 나들이 겸 가는 것이 좋을 듯. 박물관 입장 마감시간은 19시고, 20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 장소 : 부산박물관(대연동)
– 일시 : 2011. 7. 12 – 8. 21

추PD의 아틀리에 abc@busan.com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