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옥展(갤러리아트숲)_130607

5월 중순, 갤러리 아트숲으로 부터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오랜만에 전시를 갖는 정수옥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는 소식이다. 포근하고 정감 있는 분이라서 많은 후배 작가들이 그녀를 따르는데 늘 열심히 활동하는 그녀를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필자는 그녀를 10여 년 전부터 알고 지내왔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참 배울 점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다.

갤러리 아트숲은 해운대 청사포에 위치한 갤러리인데 그 곳을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언덕 하나 사이로 이처럼 세상이 달라질 수 있나 하는 것이다. 해운대 신도시의 아파트 숲을 지나 고개를 넘으면 바다가 보이면서 한적한 청사포 마을이 나타난다. 여느 때처럼 최유란 큐레이터가 반갑게 맞아준다. 갤러리 입구에 포스트가 붙어져 있고 전시장에는 정수옥 작가의 작품 역시 멀리서 달려온 필자를 반겨준다.

13709948313611

정수옥 작가의 작품은 특유의 느낌이 있다. 성모상 포즈의 여인과 함께 부엉이, 붕어, 고양이, 개, 꽃 등이 등장한다. 동그란 얼굴의 작품 속 여인은 잔잔한 표정을 하고 있는데 마치 기도 또는 명상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수옥 작가는 작품을 통해 치유 받고, 희망을 꿈꾸며 지혜롭게 살기를 희망한다고 한다. 작가는 작품 속 꽃들이 생생하기 보다는 마르고 건조되어 있다고 표현한다. 그렇다고 그 꽃이 죽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속에는 여전히 조형미가 살아 있고 자연히 흐르고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앙상한 가지 같은 식물들을 통해 곧 새 봄과 희망이 오리라는 염원을 그리고 있다.

작품 속 인물은 분명한 선을 가지지 않고 흐릿하며 몇 겹의 이미지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모든 것은 변화하고 있고, 사람 모습도 또는 정체성도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는 성격이 있다는 작가의 지론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 시간의 흐름, 움직임 등을 나타낸 것 같다. 약간의 몽환적 느낌을 주기도 하는 이러한 효과들에 대해 강선학 미술평론가는 『그의 형상들은 언제나 불확실함과 명료함의 이중성을 선택하고 커다란 색채의 덩어리와 선묘로 나타난다. 묘사나 사건의 정황을 보이기보다 화면 자체를 하나의 대상으로 제공하고자 한다. 그것은 개념적 이해가 아니라 감각의 덩어리로서 만남을 요구하는 것이다』라고 서술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MUSE-사색하다’인데 정수옥 작가는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처럼 관객들에게 소중한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작가의 표현처럼 지혜롭게 살기위한 기다림의 시간처럼 희망을 가지고 오늘도 긍정적인 삶을 되새겨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평안하고 넉넉한 청사포와 잘 어울리는 정수옥 작가의 개인전은 6월 29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갤러리 아트숲(해운대 청사포)
– 일시 : 2013. 6. 7 – 6. 29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