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술展(청사포 갤러리)_20211001

//전시 소개//
삶의 본질과 가치, 삶의 목적과 방향에 대한 답은 규정지을 수 없기에 끝없이 질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질문하고 또 질문하는 과정은 세상과 나를 더 깊이 들여 다 보게 한다. 어떤 날은 진지하게 또 어떤 날은 가볍고 즐겁게…

한동안 craving이란 명제로 작업할 시점에는 욕망에 대한 소유론적 의미와 존재론적 의미의 가치를 자문자답하며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여기도 가고 싶고, 저기서도 놀고 싶고, 이것도 갖고 싶고, 저것도 꿈꾸고 싶은 심적 상태를 화면에 가감 없이 드러내는 작업을 하였다. 세상 모든 것에는 유한의 길이가 있다. 내 작업 주제인 craving도 유지 시켜 나갈 수 있는 에너지의 부족함인지 아니면 화면에서나마 억압된 내 욕망을 마음껏 배설할 수 있었던 까닭인지 이후 제작하는 작품에서는 자연스럽게 얕고 표피적 욕망의 표현은 줄어들었고 내가 지나온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여 서사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아주 아주 개인적인 일 들을 재구성한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원하는 그 어느 지점으로 되돌아가 그동안 살아온 공간과 시간 속을 유영하는 것처럼, 가보고 싶은 곳에 대한 상상의 겹을 쌓고 허물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이미지들을 시간과 중력을 없앤 가상공간에 던지듯 배치해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게 하였다. 이렇게 파편처럼 던져진 듯한 건물, 인물 등의 이미지들은 묘하게 이어져 여러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를 통해 마치 꿈속을 거니는 것 같기도 하고 관념적 현실을 보는 것, 또는 기억의 조합인 것 같기도 한 화면을 만들어내고자 했다. 이는 삶의 과정을 걸어오며 보이지 않는 경계의 선을 넘나들기도 하고, 끝이 없을 것 같은 사막을 걷기도 하며 얻은 사색적 경험에 상상력을 더한 나의 작업은 기존의 회화의 틀을 버리고 자신만의 시각언어로 일기를 쓰듯이 하루하루를 더해가며 오랜 시간 캔버스의 흰 여백을 채운 작품이다.

아프리카 어떤 부족은 자신들의 역사를 대대로 새겨 내려온 지팡이가 있다.
언뜻 보면 지팡이에 불과하지만 그것은 지팡이의 자체의 형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지팡이에는 자신들만의 의미를 지닌 기호로 한 토막씩 더해진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이렇게 기록이 새겨진 지팡이는 대대로 이어져 오는 그들의 생각을 전하는 삶의 역사책이다. 나의 작업도 자신이 살아온 여정에서 퍼 올린 두레박의 물처럼 나의 夢中世界를 내 그림 안에서나마 훨 ~ 훨 자유롭게 써 내려가고자 한다.//권영술//

장소 : 청사포 갤러리
일시 : 2021. 10. 01 –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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