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은展(갤러리 청사포)_20220723

//작가 노트//
프라우 블루메 Frau Blume (Mrs. Flower)

독일어로 프라우(Frau)는 여성을 블루메(Blume)는 꽃을 뜻합니다.
프라우 블루메는 꽃이라는 의미의 성을 가진 여성을 말합니다.

벼룩시장에서 구매한 오래된 사진 한 장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프라우 블루메는 이 사진 속에 등장하는 60대 후반의 독일 여성입니다.
큰 키에 안경을 쓴 그녀는 웃음이 호탕하며, 매사에 적극적입니다. 그녀는 오랜 친구들과 7월 23일 부부동반 크루즈 여행을 떠났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많은 추억을 함께 쌓아온 친구들과 함께하는 이번 여행은 독일의 항구도시 (Hamburg)에서 시작해 폼페이(Pompeii)를 거쳐 아프리카(Afrika)까지 가는 약 2주간의 항해입니다. 한껏 들떠 여행을 즐기고 있는 그녀들은 소녀시절로 돌아간 듯 활짝 핀 꽃처럼 방긋방긋 웃으며 이 시간을 보냅니다. 선상의 수영장과 비치의자, 여유로운 걸음걸이, 우아한 음악과 다채로운 음식들, 밤마다 열리는 흥겨운 파티에 프라우 블루메씨와 그녀의 친구들을 행복합니다.

우리는 일상 속 특별한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사진을 보며 당시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사진의 주인 이외에는 사진 속 장면을 정확히 기억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개인의 소중한 사진이 타인에겐 단순한 종이 한 장 속의 이미지일 뿐입니다.
저는 만나보지 못한 타인의 즐거운 순간이 담긴 사진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진 속 인물들의 이름과 삶을 그려봅니다. 사진 속의 작은 단서들을 모아 낯선 이의 특별한 시간과 상황, 감정, 분위기를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사진으로 기록되었기에 실제 존재했었던 순간들은 저를 만나 새로운 Fiction로 구성됩니다.
존재했을 법한 순간, 혹은 실제로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상상 속 이야기, 현실과 비현실이 교묘하게 엇갈려있는 이런 순간들을 표현합니다.//김효은//

장소 : 갤러리 청사포
일시 : 2022. 07. 23 – 08.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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