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브레이커스展(해운대아트센트)_130903

부산에 거주하는 중앙대학교 미술학과 동문 4명의 기획전이 열린다. 전시명은 ‘스톤 브레이커스Stone Breakers’, 돌을 깨는 사람들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시각예술 프로젝트 그룹명이기도 한 이 단어는 귀스타브 쿠르베의 작품명으로도 알려져 있다. 학창시절부터 교류를 해 온 작가들은 그동안의 생활과 작품과의 괴리를 깨고,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한다.

해운대아트센트에 들어서면 사방의 벽면에 4명의 작가가 한 벽면씩 차지하여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디지털 아트 작품으로 전시에 참여한 서용대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서 작가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현재는 부산의 몇 몇 대학에서 컴퓨터 그래픽과 관련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발광 시트(EL Sheet)와 OHP 필름을 중첩하여 만든 작품을 선 보였다. 하지만 사진이나 판화처럼 복제를 하지 않기 위해 작품 완성 후 기존의 데이터들은 모두 폐기한다고 한다. 즉 작품 하나만 남는 것이다. 밤의 풍경에 낮의 하늘을 중첩시킨 그의 작품 ‘밤의 제국’은 기존 관습을 탈피한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차용하여 상식에 대한 도전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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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를 전공한 이선재 작가는 여성의 인물을 주로 그리는데 특이한 점은 작품에 석채(돌가루)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시장의 중앙에 위치한 세 여인의 작품은 형태와 윤곽이 비슷한 인물에 각기 다른 색채와 재료를 사용하여 마치 팝아트나 그래픽적인 느낌을 주고 있다. 석채를 사용한 작품은 섬세하고 입체감을 가지고 있어 자칫 평범할 수 도 있는 인물화를 독특하게 그려내고 있다.

역시 한국화를 전공한 이정철 작가도 인물화를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품 속 여인들은 우울하지만 사색하는 표정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페인팅 위에 반짝이는 요소를 곁들여 재질의 질감을 살리고 있다. 정영한 작가는 ‘우리시대 신화’라는 연재작품을 출품했다. 36개의 타일을 붙인 듯한 작품과 구겨진 독일어 신문을 그린 작품은 반복적이고 사실적인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다. 자연을 배경으로 공중에 떠 있는 오려낸 신문과 꽃잎 등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적인 사건이 공존하고 있는 듯하다.

『전시 작품들은 평면회화라는 형식적 특징을 제외하고 본다면, 한 공간에 수렴시키기 쉽지 않을 만큼 저마다의 본분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다. 자칫 개연성 없어 보이는 이러한 이미지들의 공존은 스스로를 낯설게 만듦으로써 자아와 타자의 감성적 간극을 좁혀나가며 그것을 온전히 즐기고자 하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결국 ‘와이 낫’을 지향하는 스톤 브레이커스의 본질에 다가가는 한걸음의 변화이자 시각예술의 다양한 담론 속에 우리를 위치시키고자 하는 시도이다.』<정영한의 기획의 글 중에서 >

귀스타브 쿠르베는 예술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사회적인 관념 속에서 ‘돌을 깨는 사람들’이란 작품을 통해 기존의 관념을 탈피하고 예술의 사회적 공익성을 실천했던 작가다. 각기 다른 개성과 표현 방식을 가진 네 명의 작가들은 이번 전시에서 현실과 비현실, 상상력을 자극하여 유쾌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작가들은 앞으로 더 나은 취지의 전시 기회가 있으면 작가들을 더 보충해서 전시회를 해 보고 싶다고 한다. 이 번 전시는 해운대아트센터에서 9월 15일까지 개최된다.

– 장소 : 해운대아트센터
– 일시 : 2013. 9. 3 – 9. 15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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