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展(산목&휘 갤러리)_20231201

//작가 노트//
‘달콤한 산수(Sweet landscape)’를 주제로 작업하고 있으며 다양한 소재와 표현방법을 꾸준히 탐구하고 있다. 이는 욕망과 쉼의 상관관계에서 출발하였다. 욕망은 본능적이고 이를 채우기 위한 행동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지만, 외부의 유혹에 의해 멈출 줄 모르는 욕망은 탐욕이 되어 주체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러한 현상의 반복은 정신적 피로를 안겨주게 되고 이로 인해 지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행동으로 작업이 시작되었다. 초기 작업이 욕망에 대한 반성이었다면, 뒤로 갈수록 쉼과 치유에 비중을 두고 있다.

작품의 소재는 디저트와 산수가 대표적인데, 디저트는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사소한 행복감을 전해주는 존재이다. 워라밸(work-life-balance)이라는 단어가 생겨날 만큼 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이 깨지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있는 요즘, 한적한 카페를 방문하여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 그리고 미세먼지와 코로나 그리고 복잡한 도시에 대한 회의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연스레 자연을 찾게 되었다. 이것이 또 하나의 소재로 산수가 등장하는 이유이다. 이 공간은 방 안에 누워 산수를 감상하면서 정신을 해방시키고자 나타난 개념인 ‘와유(臥遊)’에서 착안하였으며, 달콤한 디저트와 산수를 일상적인 관계에서 사물을 추방하여 이상한 관계에 두는 것을 뜻하는 데페이즈망 기법을 이용해, 현실로부터 쉽게 일탈해 무한한 자유와 상상의 공간으로 넘어가게 하였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아닌 인공적인 것을 함께 배치했을 때 오는 긴장감과 신선함을 작품에 표현하여 각각의 존재가 함께일 때 드러나는 가치를 조화롭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먹과 분채 그리고 백토 등 다양한 혼합재료를 이용해 달콤한 산수를 그림으로써,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가고자 하는 이상향의 공간으로 그림을 보며 산수를 유람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여 정신적 해방감을 실현시킬 수 있는 하나의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

초배지를 바른 나무 판넬 또는 캔버스에 3합 장지를 씌운 후 묽게 갠 백토를 얇게 여러 번 펴 바른다. 백토는 마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완전히 마른 후 덧칠을 해야 하므로 밑 작업만 수십 일이 걸린다. 백토 밑 작업이 끝나면 사포로 표면을 갈아 매끄럽게 만든 후 반수 작업을 해 코팅을 시킨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다음에 할 작업의 재료인 먹이 더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번진다. 그리고 먹, 분채, 석채 등 혼합재료들을 올렸을 때 발색이 더 좋게 표현된다.//조은아//

장소 : 산목&휘 갤러리
일시 : 2023. 12. 01 –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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