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범展(나비 갤러리)_20240322

//언론 보도//
일상생활 자체를 하나의 여행으로 캔버스에 담아낸 화가가 개인전을 연다.
우리나라와 프랑스를 주무대로 작품활동을 해온 권영범 화가가 ‘어떤 여행(un Voyage)’이라는 주제로 초대 개인전을 연다. 22일부터 4월18일까지 경남 김해시 나비갤러리에서 그의 작품 50~6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주제는 ‘어떤 여행’을 비롯해 ‘기억 저편’, ‘붓을 들다’, ‘시들지 않는 꽃’, ‘일상’, ‘장미가족’ 등의 주제로 전시된다.

권 화가는 1998년도부터 26년째 여행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에게 여행은 먼 곳으로 떠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이 곧 여행’이고, ‘여행이 곧 일상’이다.
권 화가는 “1993년 프랑스로 유학을 간 것도 여행이었고 2001년 귀국한 것도 여행이라고 생각했고 나만의 독창적 기법의 작품 시리즈를 보여주고자 ‘어떤 여행’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간 그가 그린 시그니처 작품들은 구상적(사실적 표현) 그림으로부터 벗어난 추상적이다. 전적으로 작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회화인 셈이다.
작품들을 보면 캔버스 위에 기본적인 색을 바르고 나이프로 하나씩 하나씩 지워간다. 물감이 올려지지 않아 아래층의 색들이 부분부분 그대로 보이는 곳도 있다. 덧입혀진 색상들은 시간의 흔적이자 기억, 아픔, 추억 등 삶의 흔적이다.
수개월에 걸쳐 완성한 그림을 보여준 권 화가는 “여기 보이는 것처럼 덩어리로 하나씩 남겨져 있는 커다란 복잡함은 우리 ‘삶의 터’이며 이러한 삶의 터 속에는 ‘약속’이 주어져 있고, 그것을 ‘이정표’로 표현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권 화가의 작품에는 ‘이정표’와 ‘벤치’가 하나씩 있다. 이정표는 ‘제도’와 ‘규범’을 의미하고 벤치는 휴식, 기다림, 만남, 또는 부재 어쩌면 죽음까지도 뜻한다고 한다.
이런 일련의 모든 작업을 권 화가는 ‘여행’이라고 말한다.
권 화가는 “물감에 덮이지 않고 남아 있는 다채로운 색과 그 가운데 있는 표지판의 이미지는 망각에 쓸려나가지 않은 소중한 추억을 상징합니다. 캔버스와 액자를 직접 제작하는 것도 여행이라는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입니다”라며 “나무가 싹을 틔워 목재와 캔버스 천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여행과도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도 이러한 기법을 활용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본인의 일상, 가족의 소중함, 삶 등을 표현했다.
‘시들지 않는 꽃 해바라기’ 작품은 사랑을 다하는 숭고함을 표현했다. 권 화가는 “보통은 해바라기를 부와 번영의 상징으로 생각하는데 저는 조금 달라요. 그리스 신화에서 물의 신 클리티에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를 사랑했지만 이뤄지지 않아요. 클리티에는 하늘만 쳐다보다가 쓰러져요. 그 자리에 피어난 꽃이 해바라기에요. 거절당했지만 변하지 않는 사랑, 최선을 다한 사랑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2016년부터 계속 작업해오고 있는 것 중에 하나인 ‘풍경’시리즈도 새롭게 선보인다.
그는 “여행 중에 그냥 스치는 풍경들이 많은데요. 삶 속에도 이런 풍경이 있지 않을까를 상상했어요. 제 작품은 생활속에서 나오는데 살면서 맞닥뜨리는 고난이나 어려움 등이 작품활동의 원동력입니다”라고 말했다.
‘붓을 들다’라는 작품은 1호짜리 아주 얇은 붓으로 짧게는 한 달 정도, 길게는 4~5년에 걸쳐 완성한다. 권 화가는 “붓을 든다는 것은 곧 내가 살아있음을 의미하고 붓을 들어 하루를 열고, 그것을 내리며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장미가족’은 아름다운 아픔을 품고 보듬어 주는 가족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이다. 가시를 품고 때론 상처를 주더라도 서로 꼭 품고 같이 뭉쳐있는 모습에서 가족의 참의미를 되새겨 보도록 표현했다.
권 화가는 “8월과 10월에 전시일정이 잡혀 있고 내년 상반기에도 개인전이 2번 있어요. 전시에서는 항상 신작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라며 “제 작품을 통해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와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본인만의 ‘어떤 여행’을 만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권영범 화가는
1996년 프랑스 랭스 국립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해 ‘프랑스 에빼 르네 미술축제’ 삐에르 아만드 1등, 1999년 프랑스 랭스 ‘살롱 오랑쥬’ 1등, 2008년 포스코 주최 ‘제9회 포항 국제 아트 페스티벌’ 대상 등을 수상했다. 2000년 귀국 후 경기도 김포 대곶면에서 작업하고 있다.//경기일보 2024.03.19. 권태욱 기자 lucas45k@hanyangeconomy.com//

장소 : 나비 갤러리
일시 : 2024. 03. 22 – 04. 18.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