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소개//
송남규는 전통적 기법을 통해 도시의 풍경을 자신만의 색채로 표현해오고 있는 작가이다.
특히 그녀의 작업에서는 부산의 원도심과 산복도로 등 개항기부터 시작된 이방인이 모여든 곳이자 부산의 특성을 반영하는 공간이 섬세한 세필로 그려진다. 켜켜이 쌓인 집들이 산을 가득 채운 달동네의 모습이 차분하게 절제된 먹선으로 한 필 한 필 채우고 비우기를 반복하기를 통해 한지에 새겨지는 것이다. 송남규 작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주변을 걸어 다니며 구멍가게, 골목 등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작업에서는 삭막하고 회색 도시의 풍경이 푸르른 자연과 만나 우리로 하여금 잔잔한 희망과 꿈
을 일깨우게 한다. 지난 작업이 무수히 생겨난 집들로 산을 이루고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내는 우리 삶에 대한 하나의 은유였다면, 이번 전시는 도시 풍경 속 어우러진 자연의 사계절을 우리 생의 사계에 비춰보인다.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러나 희망적으로 그려내는 것이다. 송남규 작가의 작품으로 일상의 소중함과 주변의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지 않는 시선의 힘을 느껴보기 바란다.//부산 프랑스문화원 아트 스페이스//
//작가 노트//
“그늘이 되어주는 나무, 시원한 바람 나를 위로하고 일깨워 주는 자연으로부터 배우는 삶의 계절.”
회색빛 도시에서 푸른 자연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한지에 절제된 담담한 먹선으로 한 필 한 필 채움과 비움의 반복적인 과정을 새긴다.
불이 켜진 집과 꺼진 집들이 복잡하게 뒤엉켜, 자연과 대조적으로 푸르게 빛날 수만 없는 우리의 무거운 현실을 비추지만, 어둠 속 피어나는 불빛은 잔잔한 따뜻함으로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지난 작품은 부산의 달동네 풍경을 우리 삶 속 이야기에 빗대어 표현 하였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도시 풍경 속 어우러진 자연의 사계를 인생의 사계에 비춰, 삶의 풍경을 희망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한여름 밤의 꿈
길가 모퉁이 야무지게 자리 잡고 있던 풀들
세찬 장마가 휩쓸고 간 자리
어느새 예쁜 꽃을 피웠다
가만히 귀 기울이니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
평온한 여름밤이다.
작가 노트 중에서
알록달록 봄꽃이 지고,
초록잎이 무성하다
그사이 화려하게 피어난 능소화
여름 내내 끊임없이 피고 지며 즐거움을 안긴다.
덕분에 무더운 한여름도 참 좋다
24년 여름날 작업실 마당에서//송남규//
장소 : 이비나인 갤러리
일시 : 2024. 11. 23 – 11. 3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