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용展(갤러리 휴)_20241114

h-u-e (갤러리 휴)는 오는 11월 14일 부터 12월 08일 까지 양종용 작가의 부산 첫 개인전 [ 이끼 : Moss ] 를 개최합니다.양종용 (b.1984)은 10여 년간 ‘이끼’라는 일관된 소재로 작업하며 ‘자연스러운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이끼를 통해 자기 성찰과 수용의 과정에서 균형을 이루는 중용(中庸)에 대한 의미를 고찰해 왔습니다.
본 전시에서는 ‘달항아리 이끼’, ‘그릇 이끼’ 등 전통적 피사체에 이끼를 더해 끈질긴 생명력과 초현실적 기운을 표현한 평면 회화 작품을 비롯, 레진을 이용해 됫박 등에 작업된 입체작업까지 양종용 작가의 작품 세계 전반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발을 내딛는 자연은 무수한 생명으로 가득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자라나고 순환하는 이끼와 같은 존재들은 그 자체로 고요하면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정제된 도자기와 푸른 이끼의 조화를 통해, 자연과 인공, 정적과 생동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경을 선보입니다. 이끼의 존재는 생명력이 약동하는 순간의 파편을 고요히 응시하게 만듭니다.
도자기는 인간의 손으로 빚어진 고정된 형태이자, 영원함을 갈망하는 인간의 예술적 표현을 상징합니다. 반면, 도자기 위에 소박하게 자리를 잡은 이끼는 고정되지 않고, 자유롭게 성장하며 변화하는 자연의 일부분입니다. 작가는 이 두 존재를 한 공간에 융합시킴으로써 인공과 자연이 서로 소통하며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이끼의 무성한 초록빛이 도자기 표면을 감싸는 모습은 마치 생명이 정적인 틀 안에 스며들어 그 틀을 벗어나려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끼의 초록빛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자연의 순리와 시간을 내포한 생명력의 상징입니다. 이끼는 성장과 변화, 순환의 과정을 표현하며, 도자기와의 대비 속에서 더욱 생동감 있게 살아납니다. 도자기 표면 위에 흩어진 초록의 이끼는 마치 시간이 멈춘 공간에서 느리지만 끊임없이 자라나는 생명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명의 연속성과 정적의 대비는 인간의 존재와 자연의 불가분한 연결을 시사합니다.
또한, 작품 속에서 볼 수 있는 이끼의 형태와 질감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반영합니다. 이끼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질감은 관람자에게 시각뿐 아니라 촉각적 경험까지 선사하며, 그로 인해 작품에 대한 감상은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서 하나의 촉각적 경험으로 확장됩니다. 이는 자연의 무한한 반복과 끈기를 상기시키며, 우리가 자연과 어떤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 전시는 단순히 도자기와 이끼라는 물리적 대상들의 만남을 넘어, 자연과 인간, 고정된 인공물과 유기적 생명체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장입니다. 관람자들은 이 도자기 위에 자라나는 이끼의 생명력을 통해 인간의 창조물과 자연의 본질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존할 수 있는지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끼가 도자기를 감싸고 확장되는 모습은, 우리 안에 내재된 생명력과 그 지속성을 성찰하게 하며, 우리의 삶과 자연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상기시킵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순환과 성장, 끈기를 보여줍니다. 이끼가 도자기 위에 뿌리내리며 확장해 나가는 모습은 마치 인간이 삶을 이어가며 세상 속에서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과 닮아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이와 같은 자연과 인공의 만남을 통해 관람자에게 삶의 본질과 자연과의 연결성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도자기와 이끼가 함께 어우러진 이 작품들은, 생명과 시간이 예술 안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순간을 보여주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 창조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가능성을 넌지시 내비칩니다.//갤러리 휴//

장소 : 갤러리 휴
일시 : 2024. 11. 14 – 1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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