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근우展(갤러리 몽마르트르)_131126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했을 때 임근우 작가 작품 몇 점을 선물했는데, 이후 아랍에미리트 왕실에서 작품을 구매하기도 했답니다. 아랍 국가에서는 ‘말’을 선물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답니다.” 갤러리 몽마르트르 박덕남 부관장의 설명이다.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는 피아노가 있고 전시장 내부는 이중의 아치형 문이 있어 고전적인 느낌이 난다. 해운대 달맞이 고개 입구에 있는 갤러리 몽마르트르에서는 유토피아를 화폭 속에 가득 그리고 있는 임근우 작가를 초대해서 전시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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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내에 있는 작품들 속에는 울긋불긋 꽃들이 폈다. 꽃은 사람 머리 위에도, 다완 위에도, 동물 머리 위에도 놓여 져 있다. 작품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면 기린의 머리를 한 동물, 산수화의 윤곽이 배경에 은은하게 그려져 있고, 다완, 중절모 등도 보인다. 이 소재들은 작품 전체에 공통적인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김선미 큐레이터는 “기린처럼 보이는 이 동물은 유토피아 캐릭터로서 역동성을 상징하는 말과 풍요를 상징하는 젖소 그리고 큰 키의 기린은 명예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가상의 동물 머리 위에는 무릉도원을 의미하는 복숭아꽃이 등장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작가는 어릴 적 고고학자의 꿈을 가진 적이 있다고 한다. 인디아나 존스 영화를 보면 주인공 해리슨 포드가 성배를 찾으러 나선 고고학자인 부친을 찾기 위해 모험을 시작하는데 영화 내내 중절모를 쓰고 있다. 아마도 작가는 작품 속 중절모를 통해 작가의 꿈을 대변하는 듯하다. 산수화 배경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연상시키고, 다완은 땅 밑에서 출토되는 유적을, 뫼비우스 띠 모양은 무한대 또는 과거와 미래를 이어준다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말+젖소+기린>의 ‘유토피아’ 캐릭터는 현대인이 꿈꾸는 이상형의 동물로서 역동성의 상징인 말과, 풍요의 상징인 젖소, 그리고 큰 키의 장점을 가진 기린이 합하여진 행복 캐릭터이다. 이 시대의 무릉도원이자 현대판 <행복십장생도>에는 이상형동물 외에도 녹차 다와과 고고학자의 중절모자, 하트 무한대 도형,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 나의 모습 등이 구름 기상도처럼 둥실둥실 떠다니며 자유로운 고고학적 시간여행을 즐기고 있다. 이 또한 모두와 함께 자유여행을 하고 싶다.』<작가 노트 중>

작가는 1990년 첫 개인전부터 ‘Cosmos-고고학적 기상도’라는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 오고 있다. 과거를 뜻하는 고고학과 미래를 예측하는 기상도 개념을 하나로 묶어 그의 작품 속에 질서(Cosmos)를 재구성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우리 것을 강조하기 위해 한글을 작품 속에 넣고 있다. 도시의 마천루와는 반대로 점점 위축되어가는 현대인들에게 역동적이고 풍요로운 ‘상상의 동물’을 통해서 잠시나마 ‘행복한 꿈’을 꿔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전시는 달맞이 고개에 있는 갤러리 몽마르트르에서 12월 말까지 이어진다.

– 장소 : 갤러리 몽마르트르
– 일시 : 2013. 11. 26 –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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