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비건 작가로서 나의 작업은 인간과 비인간 동물 사이의 위계적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윤리적 관점에 기반한다……(에즈렘 괴크)
‘시야의 영역(Field of Vision)’ 전시는 인간을 세상의 중심에 두는 사고방식에 질문을 던지는 회화 연작으로 구성된다. 해변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작품들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개인적 정체성이 사상된 익명의 형상으로 변모시킨다.
사진이 특정 순간과 특정 개인을 기록한다면, 회화는 이러한 개별성을 유예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더 이상 특정인을 대변하지 않으며, 보편적인 인간 조건의 구현체가 된다. 연작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죽은 새들의 시체는 때로 인간 형상보다 크게 그려져, 화면 공간 속 익숙한 위계질서를 교란한다. 그리고 이러한 익명화 과정은 형상뿐만 아니라 회화의 시각적 언어에도 반영된다.
비건 예술가로서 작가의 작업은 인간과 비인간 동물 사이의 위계적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는 윤리적 관점에 기반한다. 그렇기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죽은 새들은 은유나 알레고리가 아니다. 그것들은 실재하는 죽은 새의 사체다. 이러한 선택은 동물의 죽음을 미학적 대상으로 전환해 온 기존의 재현 전통을 비판한다. 그의 회화는 죽음을 드라마화하거나 미화하기보다, 죽은 새의 사체를 인간 형상과 동일한 시각적 평면에 놓음으로써 모든 생명 형태가 평등한 윤리적 가치를 지닌다는 생각을 가시화한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Silent Spring)’은 이 연작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다. 책 제목이 뜻하는 ‘침묵’은 새소리가 사라짐으로써 생겨난 침묵을 의미한다. 이 그림들에서 반복되는 죽은 새들은 단순히 상실의 이미지가 아니다. 그것들은 인간중심주의적 세계관 속에서 너무나 자주 보이지 않는 존재로 치부되어 온, 취약한 생명들의 존재를 다시금 불러온다.//아리안 갤러리//

//작가 소개//
에즈렘 괴크(Özlem Gök)는 튀르키예의 시각 예술가이자 학자이다. 그녀의 예술적 실천은 비건 아트, 동물 윤리, 그리고 포스트휴머니즘(후기인간주의) 담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괴크는 회화와 설치 미술을 통해 인류중심주의적인 미술사와 기존의 ‘보는 방식’을 재검토하는 비판적 접근법을 발전시켜 나간다. 그녀의 작품은 미술사 속 비인간 동물의 표상을 탐구하며, 윤리적·미학적 관점에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조명한다. 국내외 다수의 개인전 및 기획전에 참여해 왔으며, 현대 미술과 시각 문화에 대한 학제간 연구를 통해 예술적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튀르키예에서 거주하며 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장소 : 아리안 갤러리
일시 : 2026. 8. 7 – 8. 14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