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오展(오션어스 아트홀)_140915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있는 오션어스 아트홀(Oceanus Arthall)에서는 개관 이후 세 번째 전시로 김지오 작가의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다. 오션어스 아트홀은 다목적 공간으로서 미술 전시뿐만 아니라 공연,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개최한다. 전시장은 두 개 층으로 꾸며져 있는데, 1층에는 김지오 작가의 영상, 설치작품 등으로 꾸며져 있고, 2층에는 페인팅과 드로잉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오션어스 아트홀의 공간이 꽤 넓은데도 안 쪽 벽면의 대형 작품으로 인해 꽉 찬 느낌을 준다.

이번이 9번째 개인展인 김지오 작가는 장르를 구분하자면 개념미술에 가깝다. 특히 언어학적인 기호와 음악적 요소를 차용하여 독특한 화풍을 구사한다. 그의 작품은 ‘형태소’라는 의미와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 형태소란 언어학에서 형태론의 기본 단위로 뜻을 가진 최소 단위를 뜻한다. 작가는 2004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형태소의 의미를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형태소 단계에서 계열체와 결합체 단계를 거쳐 메타언어에 이르기까지 작품에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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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러한 메타언어(다른 언어를 기술하거나 분석하는데 쓰는 언어)를 시각적으로 다양한 장르로 표현한다. 전시장 안쪽에 큰 영상이 흐른다. 플래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여러 기호의 형태가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네모난 판에 인형의 머리가 북처럼 주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네모난 북의 표면에는 ‘OX 둥 아야’라는 텍스트가 있다. 이처럼 작가는 언어적인 기호학을 통해 마치 수수께끼처럼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지각변동(知覺變動)입니다. 지형의 변동이라는 뜻을 가진 땅 지(地)자를 알 지(知)자로 바꿨습니다. 인간의 오관을 통해 인지되는 음악적인 현상들, 사물의 현상들, 언어적인 형상들에 흥미를 가지고 그 형상과 관련된 상징기호를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이러한 상징 기호들은 그것들끼리 뭉쳐져서 어떤 시각적인 형상들을 만들기도 하고, 저 만의 시각 언어적인 질서를 가지고 그 형태소들이 일반적인 언어와는 달리 저만 알 수 있는 어떤 언어세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들어낸 이런 언어적 구조가 실제로 타자와의 소통이 가능한지 물음을 관객들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또 이번 전시의 메인 작품 중 하나인 ‘안드로이드’는 그리스어로 사람을 닮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작품을 제작할 때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 형태소들은 나름 각각의 상징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들이 모여서 인간의 두뇌를 형상화 했습니다. 인간의 머릿속에는 인간의 감각기관을 통해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여러 가지 형상들이 하나의 형태소를 상징하게 되고 각각 다른 형태소들이 모여서 마치 인간의 머릿속에서 부유하고 있는 이미지를 형상화 하였습니다. 이 안드로이드라는 두상 형태가 전시장의 내부 공간에서 허공에 매달려져 있는 모습을 그려 봤습니다.”

김지오 작가의 작품 근간이 되는 형태소라는 의미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이어져 온 난립적 기표들을 수집·작도하는 나의 작업은 ‘Image Block’, ‘Blocking’, ‘시각적 방언’, ‘시장의 언어’시기를 거쳐 현재에 이른다. 문자와 기호, 도상과 상징, 기표와 기호의 동시적이고도 애매한 상황에 놓여있는 이 난립하는 형태들을 나는 형태소라 부른다.” 그의 작품 세계는 하나의 형태나 표현에 구애받지 않는 전방위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그러나 자칫 건조해지기 쉬운 도상학적 기호들에 세련된 배치를 적용하여 미적 요소도 느낄 수 있는 점은 김지오 작가만의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시각과 청각의 영역을 고루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어션어스 아트홀에서 9월 29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오션어스 아트홀
– 일시 : 2014. 9. 15 –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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