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본展(갤러리 조이)_141227

소나무의 푸른 모습과 기상으로…

갤러리 조이 최영미 대표

갤러리조이가 2주년을 맞이하였다.
10년 같은 2년의 세월동안 초심을 잃지 않으려 늘 마음에 되새기며 대중과 작가와의 소통의 장이 되어 또 다른 신화를 만들겠노라 나름의 사명감으로 몸과 맘이 무던히도 바쁜 시간을 보냈다.
우후죽순으로 난무하는 아트페어와 이에 못지않게 늘어나는 미술경매시장 등의 여러 환경에서 갤러리의 생존은 만만치 않았다.
물 위 백조의 우아한 자태는 물밑 속 분주한 발놀림으로 받쳐지듯이 모든 전시가 그렇게 진행 되어졌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 남은 것이 있다면 작가들과의 끈끈한 인간애와 전리품과도 같은 초대전도록들…
작품성과 시장성 두 마리 토끼를 쫓으며 매전시마다 준비에서 철수까지 가슴조이며 때론 밤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세상사는 늘 공평 했고 진리는 늘 삶의 지침서가 됐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진정으로 기도 할 때 신은 나를 향해 미소 지었다.
이렇듯 오늘도 변함없이 삶의 가치와 의미를 지닌 예술작품을 찾아, 희망을 갈망 하는 이들과 그늘진 곳에 빛을 비추기 위해 냉혹하고 치열한 이 터전에서 앞으로도 100년 같은 20년을 지낼 각오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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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년 기념전으로 준비한 구명본의 소나무는,
풍진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푸르고 청정한 기상으로 어떠한 부정적 세력에도 굴하지 않고 절개와 지조를 지닌 인간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무언의 지침을 보내 왔다.
그의 소나무는 순간의 모습이 아닌 세상의 이야기를 또 삶의 여정을 닮고 있으며 생성과 소멸 그리고 영원과 불멸을 담고 있다.

소나무는 우리 생활에 물질적, 정신적으로 많은 영향을 준 나무이다. 오래 사는 나무로 여겨져 십장생에 포함되었을 뿐만 아니라, 거대한 낙락장송은 장엄한 기상과 품격을 지녀 사군자와 대등하게 간주되기도 하였으며 영성(靈性)과 신성(神性)을 지닌 동경의 대상이 되어 왔다. 마을을 수호한다고 믿어지는 당산목 중에서 소나무가 가장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또한 늘 푸른 모습은 눈서리를 이기는 곧은 절개와 굳은 의지를 상징하여 민족적 기상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이렇듯 한국적 정서와 정체성을 실은 소나무는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전통회화의 사실적 기법을 충실하게 반영하여 구명본의 소나무로 탄생하였다.
작가는 고향산야에서 지천으로 함께한 소나무 속에서 웃고, 뛰며, 사색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또 지천명의 나이를 반쯤 훌쩍 넘긴 그간의 인생 행보를 소나무를 통해 삶을 은유하고 있다.

아침 9시면 작업실로 출근해서 밤 10에 퇴근하는 전업 작가 구명본, 자신이 정한 삶의 정도(正道)를 잃지 않으려 고집스레 노력하는 모습은 바른 사나이라는 표칭과 함께 지금의 작가 구명본과 그의 그림이 인정받는 원동력이 되었다.
소나무에 천착하여 보이지 않는 대상의 본질을 형상으로 보여주는 혼이 담긴 작품들은 소나무가 지니고 있는 서사적 의미를 표현함에 있어 예술과 삶을 일치하여 소나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풀어 가고 있는 것이다.

소나무에 깃든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대상화한 사물은 알고자 하면 할수록 더 깊이 다가가게 되고 더 사실적이 되어가며 이는 화폭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마치 살아 숨 쉬어 피톤치드를 뿜어내 숲속에 들어와 있는 듯 심신을 맑아지게 한다,
예술가의 손끝을 통해 무(無)에서 유(有)가, 생명이 창조되는 순간인 것이다.

수많은 사연과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수백년을 의연히 지내고도 늘 푸른 모습으로 자연의 이치에 거스름 없이 현실에 당당히 맞서 막히면 돌아가더라도 목표를 잃지 않는 소나무의 기상은 교훈적 본보기가 되며 우리의 삶을 다시금 되돌아 보게 만든다.

대중과 함께 할 때 예술은 진정 그 가치를 발한다.
공감하며 소통 할 수 있는 작품,
무언의 대화로 마음의 평안을 주는 작품,
보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에너지가 되며,
소망을 불어 넣는 힐링의 메신저가 되는 작품들과 함께
갤러리조이는 늘 푸른 모습과 기상으로
지금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대중과 함께 할 것이다.
구명본의 소나무가 신년을 맞이하는 대중들에게 희망의 에너지가 되어
2015년은 모든 이들에게 평화로운 한해가 되길 기원해본다.(갤러리 조이 대표 최영미)

– 장소 : 갤러리 조이
– 일시 : 2014. 12. 27 – 2015.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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