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곤展(갤러리 이듬)_20190402

//작가 노트//

Inside Ⅲ – 안으로 향하는 窓

본인은 우리 주변의 각종 사물에 깃든 현대인의 감성과 욕구에 관한 작업을 계속해왔다. 프레임 너머의 또 다른 공간을 연출해내는 이번 작업은 현대인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외로움과 소외, 쓸쓸함에 대한 것이며 동시에 다른 공간에 대한 호기심 적 욕구를 다룬다. 작업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다양한 일상의 소품들이 배치된 깊이 있는 공간이고, 다른 하나는 화분 또는 들풀 이미지를 중첩하여 보여주는 작업이다. 화분은 그것이 본래 자연물인 식물을 인공의 공간 안에 손쉽게 들여놓기 위해 만들어진 아주 인간중심적인 사물이라는 점에서 선택되었다.

이 두 가지 작업 모두 표현 방법적인 면에서는 2차원적 평면에서 3차원적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전통회화에서 사용했던 재료에서 벗어나 LED, 거울 등의 다양한 장치와 소품들의 배치를 통해 3차원적 공간을 직접 구현함으로써 그 공간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를 관람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텅 빈 거리의 가로등, 책상 위의 흐트러진 책들, 텅 빈 방에 홀로 켜진 조명 그리고 전체적으로 회색톤 색감 등은 작가의 감성으로 바라본 현대사회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특히 이번 작업은 공간을 보여줌으로써 어떤 특정의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소품과 빛을 활용하고 연출하는 과정이 작업의 주된 과정이 되었다. 이렇게 작가의 의도가 담긴 연출된 이 공간도 허구의 공간 즉 허상(illusion)이며, 그 공간이 담고 있는 분위기는 관람자가 형성한 상상(imagination)이다. 관람자의 적극적 참여(participation)는 현대미술에서 작품의 일부로 이해될 만큼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거울을 활용하여 구현한 깊이 있는 공간은 관람자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장치이며 관람자를 특정의 공간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이다. 머리나 허리를 숙이고 ‘들여다보는’ 관람자의 행위 자체도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작품 액자는 관람자가 속한 공간과 구별되는 또 다른 공간을 보여주는 하나의 창이 된다. 창은 이전 작업에서도 다루었듯이 허락되지 않은 공간에 대한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와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또 다른 공간에 대한 들여다보기를 통해 관람자들이 보는 것은 관람자 자신의 내면과 맞닿아있다. 프레임 너머의 아웃사이드(outside)는 바로 나 자신의 인사이드(inside)라는 역설적인 관계를 보여준다.//작가 노트//

장소 : 갤러리 이듬
일시 : 2019. 4. 2. –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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