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환展(미광화랑)_120423

벚꽃이 떨어지고 나니 금세 더워진다. 광안리에 들어서니 바닷가 풍경과 함께 벌써 초여름이 느껴진다. 미광화랑은 광안리해수욕장 사거리 근처에 위치한다. 전시장 입구에는 ‘서상환 전 – 신의 가면’이란 현수막이 걸려있다. 상단에는 마치 탈처럼 생긴 이미지가 장승처럼 날 쳐다본다. 전시장 내부와 작품들을 촬영하고 있으니 잠시 후에 대표님과 서상환 선생이 들어온다. 전시 오픈 날이 아니면 작가들을 만나기 힘든데 오늘은 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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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촬영을 마치고 서상환 선생과 인터뷰를 했다. 칠순을 훌쩍 넘기신 연세에 아직도 정정하시다. 흔쾌히 인터뷰 요청에 응해 주셨다. 선생은 30여분 동안 그림을 배우게 된 계기와 당신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도 소상히 설명해 주셨다. 입담이 좋으셔서 말씀을 듣고 있노라니 시간 가는 줄을 모를 정도였다.

선생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기독교적 사상이 바탕이 된다. 하지만 선생 작품의 표현양식은 서양의 icon, 불교, 무속신앙 등과도 닮았다. 선생은 주로 유화를 그리지만 전각법을 사용한 판화작업과 금속과 박 공예, 테라코타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했다고 한다. 80년대 중반에는 시편의 전편(150편)을 판화로 옮긴 적이 있었는데 당시 5개월 동안 매일 아침 일찍 화실에 나와서 드로잉 한 것을 판목에 옮기고 파는 작업을 반복 했다고 한다. 보통의 인내력으론 쉽사리 완성 해 내기가 힘든 작업이다. 선생은 신앙의 힘이 아니면 해 내지 못했을 거라고 회상한다.

옥영식 미술평론가는 일찍이 선생의 작품에 대해 “서상환의 생활과 작품의 원동력은 그의 말대로 ‘신을 향한 신앙으로 참 자유를 얻은 기쁨’에 있으며, 신앙과 생활과 예술이 삼위일체화 되는 것을 지향했다. 신을 향한 신앙은 그를 기독교에 귀의하게 했으며, 신학교에서 신학공부를 하도록 했고, 기독교 미술에 대한 간절한 발원으로 자생적인 성상화(icon)의 독보적인 경지를 개척하게 하였다”라고 했다.
선생께서 앞으로도 오래토록 부산 미술계의 ‘영원한 현역’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시기를 고대한다.
– 장소 : 미광화랑(민락동)
– 일시 : 2012. 4. 23 – 5. 7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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