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징展(갤러리 이듬)_120515


철을 다루는 작가, 우징. 그에게 애당초 철을 다루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조각을 전공하면서 철을 갈고 두드리고 용접하는 작업은 계속 반복 해 왔다. 어느 날 작업 도중 뭔가를 발견한다. 몸체에서 떨어져 나간 철가루다. 가루로 남은 철은 이제 더 이상 쓸모가 없다. 하지만 그는 왠지 이 철가루들이 가족과 같은 느낌이 든다. 이 놈들을 어떻게 하지…

SONY DSC

작가는 철가루들을 모아 소금물을 부어 3개월 정도 부식시킨다. 산화 된 철가루들은 붉은 녹물로 변해가기 시작한다. 작가는 그 녹물을 물감삼아 드로잉을 시작한다. 철 조각에 능한 작가는 철에 생명이 있다고 믿는다. 생명의 자투리 같은 철가루들이 재탄생되는 순간이다.

“산화된 철의 녹물은 훌륭한 드로잉 재료로 재탄생하게 되는데, 그 주제는 생명이 있는 철을 조각적 요소의 재료로 이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드로잉으로서의 철 작업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 – 작가 노트 중에서 –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주로 표현한 것은 철판으로 된 프레임 안에 녹물로 드로잉 한 이미지이다. 처음에 한 몸이었던 재료들은 잠시 떨어졌다가 다시 멋진 작품으로 만났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오랫동안 사용 해 왔던 철들을 이미지화 한 것이고, 또 하나는 숲의 이미지입니다. 특히 이 숲은 지난 런던 유학시절 걸었던 숲의 인상을 그린 것입니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재료들에 애착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우징 작가의 철 사랑은 재료 이상의 의미인 것 같다. 생명이 있는 가족 같은 철. 현재 그가 ‘철’에 대해 느끼는 생각이다.
– 장소 : 갤러리 이듬
– 일시 : 2012. 5. 15 – 5. 26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abc@busan.com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