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운성展(갤러리 이듬)_20200430

//작가 노트//
나이가 들어가면서 작업실 주변에 피어있는 야생 꽃들에 자연스레 눈이 가게 된다. 생에 대한 애착, 회한의 감정이라기보다는 본능적인 반응인 것 같다. 가을에 호박꽃으로 습작을 시작하다가 봄이 되면서 진달래, 철쭉으로 이어지고 여름에 원추리, 참나리, 능소화를 그렸다. 과일채집에서 과일의 실체를 드러내 보여주고자 했다면 이번 꽃그림에서도 피고 지는 꽃의 실체를 드러내 보여주고 싶다. 따라서 과일을 꼭지 위에서 내려다보고 그렸듯이 꽃도 암술, 수술을 들여다보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꽃을 그리기는 하지만 단순한 정물화이기 보다는 치열한 생명과 사멸의 노래요 냄새이기를 바라는 거다. 花無十日紅이란 말이 있지만 꽃의 일생은 열매나 씨앗처럼 길지 않기 때문에 그 짧은 시간에 생명의 번식이라는 임무를 수 행하기 위하여 온 몸을 불태우는 모습이 어떻게 보면 무상함을 넘어 처연하다고나 할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작가 프로필//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미대 회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75년 미 국무부 풀 부라이트 장학생으로 필라델피아 템플대학교 타일러 미술대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82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미대 서양화과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동 대학 명예교수이다. 제2회 동아미술제 대상, 제3회 서울국제판화비엔날레 대상을 비롯 다수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1988년 문교부 해외파견교수로 롱비취 캘리포니아주립대학에서 사진판화를 연구 하였고, 2003년 ASEM-DUO 펠로우쉽을 받아 소르본느 파리1대학에서 프랑스 신구상화화를 연구하였다. 한국현대판화가협회장,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 운영위원장, 아시아프심사위원장, 이중섭미술 상 심사위원, 이동훈미술상 심사위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대영박물관, 시모노세키시립미술관, 타이페이관도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호암미술관, 예술의전당, 서울대학교미술관, 홍익대학교박물관, 연세대학교박물관, 전쟁기념관, 독립기념관, 헌법재판소 등에 소장되어 있다. 국내외 개인전 23회를 개최하였으며 이번 이듬에서의 전시는 24번째 개인전으로 부산에서는 4번째 전시이다.//

장소 : 갤러리 이듬
일시 : 2020. 04. 30. – 0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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