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경展(갤러리 아인)_130402

해운대 중동 중앙하이츠상가 1층에 있는 갤러리 아인은 일찌감치 지역 주민들 속에 자리를 잡은 갤러리이다. 갤러리들이 달맞이고개에 밀집해 있던 추세로부터 최근에는 센텀시티, 마린시티 등 시민들의 생활권 안으로 찾아들고 있는데, 개관 3년째인 갤러리 아인은 지나가던 시민들, 등산복을 입은 시민들, 동네 아주머니들도 쉽게 발을 들일 수 있는 갤러리로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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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갤러리 아인에서 초대한 작가는 대구에서 활동 중인 강현경 작가다. 공교롭게도 지난 번 마린시티의 서린 아트스페이스에 이어 모두 대구 작가들이다. 고속열차로 인해 대구와 부산은 더욱 가까운 이웃동네가 된 셈이다. 인터뷰 내내 강 작가의 활달한 성격으로 분위기가 밝았는데 그녀의 긍정적인 생각들이 고스란히 작품 속에 반영되어 있었다.

전시 제목은 ‘바라보다’…
작품 속에는 새, 토끼, 나비, 꽃과 잎들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강현경 작가는 집에 키우고 있는 12년산 진돗개가 자기를 항상 바라본다고 한다. 물론 주인을 따르는 반려견의 눈빛이다. 세상사에서 때론 미움이나 증오의 눈빛으로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무심하거나 긍정적인 시선으로 뭔가를 바라본다. 작가는 때론 새가 되고, 토끼가 되고, 나비가 되어 자연을 바라본다. 작품과 자신이 일체가 되는 순간이다.

작품 속 새의 주둥이에는 금띠가 자주 물려 져 있는데 이것은 부귀나 선물을 뜻하고 있다. 선물을 하는 것은 대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옛 조상들이 화조도를 통해 가정의 평안과 화목을 기원했는데 강 작가는 이것을 현대적 해석으로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나무틀에 캔버스 천을 직접 씌우고 한지를 붙이는 작업을 직접 한다. 이러한 노동도 작품 완성을 위한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한지 위에 아교포수(한지 위에 아교로 코팅을 하는 과정) 처리를 한 후 아크릴을 입히면 작업을 위한 준비가 끝난다. 전체적인 색감은 오방색을 기초로 작업을 하고 있는데, 대체로 진한 색감을 띄고 있다. 색감이 진해서 왠지 물감을 두껍게 바르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실제로 가까이에서 보면 얇게 채색되어 있다. 작가는 물감을 얇게 여러 번 칠하기 때문에 멀리서 볼 때처럼 두껍지는 않다고 설명한다. 또한 세필작업이 많기 때문에 작품 한 점 완성하는데 보통 한 달 가까이 소요된다고 한다.

『사람들은 살며 늘 무언가를, 어딘가를 바라본다. 사랑의 바라봄일 때도 있고, 갈망, 또는 원망, 여러 바라봄이 있다. 그림속의 동물, 곤충과 꽃들도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그들의 시선은 따뜻한 사랑이고 즐거움이고 유쾌함이다.
나의 정원이기도 하고 보는 이의 정원이기도 하다. 집 앞 뜰 일수도 있고 숲속일수도 있다. 나도 그림속의 토끼와 나비들을 때로는 편안함으로 때로는 궁금함으로 때로는 부러움으로 바라본다. 내 그림을 보는 이들은 어떻게 바라보게 될까. 단지 나의 바람은 행복과 기쁨의 바라봄이었으면 한다.』 <작가노트 중>

갤러리 아인은 그동안 인기 작가보다는 독특하고 조금은 색다른 시각으로 작가를 선정해서 초대하고 있다고 한다. 구상보다는 추상을 선호하는 경향 속에서 구상 작품이지만 작가의 따뜻한 마음과 바라보면 따뜻해지는 작품을 선보인 갤러리 아인의 다음 전시가 기대된다. 이번 전시는 27일까지 이어진다.

– 장소 : 갤러리 아인(해운대 중동 중앙하이츠상가)
– 일시 : 2013. 4. 2 –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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