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展(갤러리 김냇과)_20230201

//작가 노트//
사라져가는 골목길 벽, 비가 갠 후 담벼락은 말라가며 여러 형태의 수묵화를 그려낸다. 요즘도 그 벽에 기억 속의 일들을 투영한다. 사랑하는 이와 그 길을 걸으면서 내 마음속 기억의 향기를 그려본다. 캔버스 위에 그림이 시간을 그려 가듯이 빛바랜 일기장 그림일기는 그때 추억의 냄새를 그렇게 기록하고 있다. 좋은 추억을 기억하며 오늘을 아름답게 살아갈 거다. 그렇게 살다 보면 실제로 형상 없는 행복은 가까이 다가올 것이고 아름다운 기억은 그렇게 행복한 마음을 가득 담게 될 것이다.

시간을 기억하는 그림을 배경으로 한 꽃들, 산들바람 꽃향기 불어오는 날, 작업은 그림 속의 감수성을 통해 내 마음속 기억의 향기를 그려본다. 찍고 칠하고 긁고 흘려보고 기억을 낙서할 때면 화면은 시간을 기록하고 기억해 간다. 흔적 시리즈 위에 가벼운 낙서화의 시도는 흔적 그림자의 무거움과 가벼운 낙서화 드로잉의 만남이다. 흔적 속의 공간을 탐하는 드로잉은 흔적 작업의 위에 데페이지망 기법을 이용한 우연성을 시도한다. 기억 속의 동화, 추억 속의 일기, 전통 민화, 마음속 깊이 담고 있는 소설 스토리의 캐릭터들이 언어화 기호화되면서 흔적 작업에 충돌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낙서나 삽화, 2D, 3D 캐릭터를 이용한 작업은 기존의 흔적 작업이나 골목길 벽 사진을 배경으로 한다. 경건한 침묵, 조용한 심해의 바다, 기억의 저편, 무의식의 언어, 안식과 사색의 여유, 힐링, 완전한 휴식, 내면의 여행을 통해 우리의 마음은 그렇게 넓어져 간다. 오래된 담벼락 역시 동네 아이들의 시간의 흔적을 담고 있다. 스케치북에 드로잉하고 스캔해서 다시 포토샵으로 색칠하고 변형하고 전통적 드로잉과 디지털화된 선들이 섞이고 레이어가 쌓인 만큼 색채 역시 밀도 있게 변화되어간다. 작업을 다시 보는 생각으로 수정하고 출력해서 리텃칭한 드로잉은 시간을 담아 아날로그화되어 작품 속 아우라를 형성한다.//최철//

장소 : 갤러리 김냇과(해운대)
일시 : 2023. 02. 01. – 0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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