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OMNIBUS展(이젤 갤러리)_20230202

//작가 노트//
DA SOL
나는 어린 시절 많은 시간 캐릭터들을 그리며 보냈는데 그 시절 나의 그림들에는 내가 느꼈던 감정, 상황들이 솔직하게 담겨있는 기록 매체기도 했고,
어른이 된 지금 생각했을 때 사소하게 느껴질지언정 당시 나를 힘들게 하던 것들에 대한 감정의 해소 매체가 되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상대의 감정에도 잘 몰입하고 공감하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도 하고 서로 위로를 주고받다 보면 어느새 이는 타인의 이야기와 감정만이 아님을 느끼곤 한다.
예민하고 섬세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인간의 감정은 작업을 하는데 중요한 키워드가 되어 인물의 모습과, 살아가는 여정 속 순간들을 담아내는 것으로 이어졌다.

캐릭터적인 모습을 사용하여 작업하는 이유는 우리의 모습과 감정들을 담아내는 만큼 난해하고 어려운 미술을 보이기보다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에 있다.

또, 우리는 비교적 어릴 때 느끼는 감정에 솔직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 수 록 우리는 우리의 솔직한 감정을 덮어두고 성숙해야만 한다는 강박 속에 나의 감정을 조절하곤 한다.
감정을 담아내는 작업을 하는 만큼 캐릭터라는 보통 어리고 순수할 때 처음 접하는 친숙한 매체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해내고자 한다.//DA SOL//

CHO MIN JI
삶은 시시포스의 형벌과도 같다.
매일 돌을 굴리며 포기하고 싶을 때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만화 속 클리셰처럼 작은 경험 속에서도 나를 찾거나, 혹은 돌을 굴리는 과정 자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주인공이 삶의 의미를 찾고 스스로 완성해가는 애니메이션들을 좋아한다.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 속에서 자신을 정립하고 완성해가는 주인공처럼 우리도 그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에. 여기 ‘D’, ‘아무개’ 그리고 ‘도깨비’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작업의 주인공들이 설령 나를 상정하고 그린 그림이라 해도 그림 속의 인물들은 모두 개개의 존재이다.
조금은 보편적이면서 누구나 자신을 대입할 수 있는 주인공들을 통해 관람자들에게 희망에 대해 전해주고 싶다.//CHO MIN JI//

JO JO
결말이 정해져있는, 꼭 써내려가고픈 이야기의 무대.

그 안에서 이들은 여행을 떠나며 머물러있고, 숨어있으며, 살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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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A는 방법을 모른다.

그러자 A는 꿈속으로 도망갔다.

그리고 A는 B를 만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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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풍경을 좋아하며 멋진 여행을 동경하지만 동시에 겁이 많아 이불속에만 있는 모순적인 존재다.

A는 이불 밖으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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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B. 그리고 이어서 나올 C와 D, 여러 등장 인물들.
여러 인물들이 나올것이지만 결국 대부분은 본인을 이야기한다.

글을 쓰다 보면 주변인들로 등장인물의 모티브를 정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본인의 단편적 모습들이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더 던지기도 한다.
그래서인가 잠에 들면서 깊게 생각에 빠지다 보면 분명 자문자답이지만,
다른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때가 많다.

절대 다중인격 같은 것이나 심각하게 생각해야 될 일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단편적이기 때문에 더욱이 허술함이 크게 보이고 안 좋게 작용할 수 있고
되려 보아 온 것만 많고 실행을 하지 않다보니 겁먹고 생각속에 갇혀 편협해진 내가 있지만,
주변에 도움을 청하기 전에 스스로를 조금 더 잘 알아보고자 한다.

이야기의 열쇠가 되는 등장인물을 찾아
‘방법은 무엇이 되어도 좋다. 일단 이 이야기들을 더 써내려 가보자.’
라고 전해줘야 하기도 하니깐.//JO JO//

장소 : 이젤 갤러리
일시 : 2023. 02. 02. – 02. 20.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