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탈구된 존재들은 세계의 틀 안에서 더 이상 제자리를 갖지 못한 자들에 대한 기록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과 세계 사이의 접속점을 잃어버린 채, 불안정한 관절처럼 흔들리며 살아간다.
이 전시는 바로 그 ‘비정상적인 결합’ 어긋난 이음부에 주목한다. 여기서 존재는 완전한 형태로 제시되지 않는다. 파편, 틈, 왜곡, 중첩의 형식으로 드러나며, 그 균열 속에서 오히려 진실의 한 조각이 모습을 드러낸다.
탈구는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감각의 시작이다. 제자리를 잃은 존재들이 서로의 경계를 미끄러지며 만들어내는 장면 속에서 우리는 현실이 아닌 ‘실재’의 가장자리 아직 말해지지 않는 그러나 강력히 느껴지는 어떤 진동을 마주하게 된다.//PH 갤러리//

//김성철 작가노트//
나는 인간의 욕망에 관해 관심이 많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욕망의 메커니즘(mechanism)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업한다. 인류 역사에 있어 인간의 욕망은 사회에 큰 재앙을 불러오곤 했다. 인간의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욕망은 나와 타자와의 관계에서 폭발적으로 작용한다. 현대 사회의 상호관계는 소모적이고 휘발성이 강한 관계들이다. 그래서 대부분 건조하다. 오늘날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비대면으로 수많은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그 관계의 깊이가 앝고, 진정성이 다분히 결여되어 있다.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거짓된 모습으로 자신을 꾸며내기도 하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에게 해를 가하기도 한다.
욕망과 화남은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자신의 욕망이 타인의 욕망에 의해 좌초될 때, 저 깊은 내면에서 화가 치밀어 오른다. 화는 우리의 내면을 피폐하게 만들고,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화가난다. 화가난다. 화가나!’ 이제 우리는 욕망의 노예가 아닌 작은 것에 만족하고 스스로 자신을 완성해가는 삶을 사는 것이 화를 소멸하는 방법이 아닐까?
//남성원 작가노트//
나의 작업은 분열된 장면들을 포착하여 캔버스에 담는 것이다. 재난적 이미지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떤 곳인지, 그리고 그 안에 속한 우리는 누구인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이처럼 고단한 시대에 인간의 태생적 한계를 부수고 서로가 서로를 부둥켜안는 미래를 엿보길 희망한다.
//이태권 작가노트//
벽을 오르는 사람과 오토바이를 타는 인물은 끝없이 갈망하는 내면을, 눈을 감고 명상하는 인물은 욕망을 내려놓아야 행복에 다다를 수 있다는 진실의 순간을 상징합니다. 욕망과 고요, 이 상반된 세계를 통해 나의 내면을 시각화했습니다.
장소 : PH 갤러리
일시 : 2025. 10. 18 – 11. 15
추PD의 아틀리에 / www.artv.kr / charmbi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