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섭展(갤러리 예동)_20150420

이영섭의 이번 조각 전시는 발굴기법을 통해 한국의 정서성에 기인한 따뜻한 감성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조각에 회화성을 도입시키면서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질박한 질감을 통해 오래된 듯하면서 자연에 동화된 느낌마저 든다. 최근 들어 소재에서 현대적인 재료인 스테인레스나 유리 또는 정선의 칠보석 등이 재료에 포함되기도 하는데 그동안 작업해왔던 다양한 재료들이 혼재되어 더욱 풍부한 작업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작품 내용도 인물이나 의자 테이블 등 조각의 경계를 넘어 일상에서 작가가 애착을 갖는 대상들이 모두 보여지고 있다.

향수(鄕愁) – 시간과 곡선
작가는 회기(回期)를 통해 미래를 꿈꾸며 접속해 나가는 방식으로 시간을 뫼비우스의 띠처럼 만들어 나아간다. 발굴(發掘)방식으로 작업하며 현재의 시간을 과거로 되돌려놓고 미래의 시간을 현재의 시점에 낯설게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시간의 직선성을 곡선으로 자유롭게 휘어지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영섭

뭉개질 듯 변화하면서 움직이는 구름을 통해 형상들을 상상하고 기억들을 추려내어 그것이 다시 조각으로 형상화되는 방식은 추상을 구상으로 만드는 능력이 아닐까? 또한, 구상이란 것도 빈듯한 공간을 채우지 않고 여백으로 처리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을 감상자가 채울 공간마저 배려된 여유를 머금을 수 있는 공간이다.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우면서도 따뜻함이 있는 조각을 하려는 작가는 기술이라는 한계를 넘어 자연과 일상 속에서 터득되는 것들을 그저 형상이란 것으로 바꾸어 소박한 작품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가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Pietrasanta)에서 작업하고 있는 다양한 색감의 대리석 조각들도 함께 선보이게 되며, 그동안 발굴작업을 통해 얻어진 조형세계가 다시 조각이라는 단순한 방법으로 환원되어 보여지는 또 다른 계기가 될 것이다.
발굴작업에서 얻어지는 우연성이란 의식적 세계에서 얻어지지 못하는 조형세계가 네가티브적 방법으로 인해 변형되고 흙이라는 매체에서 얻어지는 시간성까지 포함되는 결과를 말한다.
대리석으로 유명한 피에트라산타는 ‘성스러운 돌’ 이란 뜻이다. 이곳에서 한국의 미가 대리석과 만나 발굴작업을 통해 또 다른 세계로의 유목을 기대한다.(글 : 갤러리 예동)

– 장소 : 갤러리 예동
– 일시 : 2015. 4. 20 –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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